왕릉과 이웃 됐네… 법원 "대방건설 무덤뷰 아파트 문제 없다"

18일 뉴시스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김포 장릉 근처에 문화재청 허가 없이 아파트를 짓는다는 이유로 공사중지 명령을 받아 행정소송을 제기했던 대방건설이 공사중지 명령취소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다음달 또 다른 '왕릉뷰 아파트' 시공사인 대광이엔씨와 제이에스글로벌의 재판 결과가 예정돼 있어 이번 항소심 결과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기 김포 장릉 인근에서 문화재청 허가없이 공사해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 시공사 대방건설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공사중단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주변 지역에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해 개발행위를 해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선례를 남기려는 목적으로 소송을 이어왔다.

18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8-1부(부장판사 정총령·조진구·신용호)는 대방건설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을 상대로 낸 공사중지 명령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왕릉뷰 아파트' 사태는 3개 건설업체가 김포 장릉 인근에 문화재청의 아파트를 허가 없이 짓는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김포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로 인조 아버지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묻혀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반경 500m 내 역사문화반경 보존지역에 짓는 20m 이상의 건축물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건설업체들이 이 같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2021년 7월 해당 아파트 19개 동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뒤 사실상 '일부 철거'를 권고했다.

건설업체들은 문화재청이 내린 공사중지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공사중지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중지 명령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은 아파트 부지인 검단신도시 공동주택용지가 현행 문화재보호법상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사중지 명령 시기도 아파트 골조공사 완료 이후여서 철거로 인한 이익이 사실상 없다며 이는 문화재청의 '재랑권 남용'으로 봤다. 대방건설은 1심 판결 한 달 후 검단 디에트르더힐 아파트 공사를 완료하고 입주를 시작했다.

해당 판결로 대방건설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하며 또 다른 건설업체인 대광이엔씨와 제이에스글로벌의 재판 결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들 업체 또한 궁능유적본부를 상대로 공사중지 명령처분 취소소송을 냈고 지난해 7월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문화재청 항소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며 선고는 다음 달로 예정됐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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