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우크라전 선전 러시아 극우 TV 웹사이트 차단

"친러 매체들, 우크라전 카자흐인 모병 위해 선전전"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카자흐스탄 정부가 자국 내 인종적 증오 조장 등을 이유로 극우성향인 러시아 차르그라드TV 채널의 웹사이트 접속을 막았다고 17일(현지시간) EFE 통신과 현지 매체 등이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정보사회개발부는 이날 차르그라드TV에 대해 극단주의를 선전하는 영상물 등을 웹사이트에 게시했다며 접속 차단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당국이 차르그라드TV에 차단 조치 명령을 내린 게시물은 2021년 1월에 제작한 1건과 지난 5월에 제작된 3건 등 모두 4건으로 나타났다.

정보사회개발부는 "해당 게시물 4건은 부정적 여론 선동과 인종 증오 조장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며 "이는 극단주의 대응에 관한 카자흐스탄공화국 헌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국은 차르그라드TV가 문제로 지적된 게시물 4건을 삭제하면 웹사이트 접속을 재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에 등록된 차르그라드TV는 러시아 정부 입장을 긍정적 시각에서 대변하는 대표적인 선전매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차르그라드TV를 만든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관련 있는 인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에 주둔한 군대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국제 수배명단에 오른 상태다.

그는 유럽연합(EU)과 미국, 캐나다 등의 제재 대상에도 포함됐다.

EFE 통신은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친러시아 매체들이 카자흐스탄 국민들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독려하는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어 이에 대한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할 병력 확보를 위해 접경지인 카자흐스탄 북쪽 지역에서 자원병을 모집하려 한다고 했다.

이러한 까닭에 카자흐스탄 국가안보위원회는 지난 16일 러시아와 접경 지역에 20개의 새 국경초소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경제·군사 등 분야 협력을 이어가는 옛 소련권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우크라이나 사태에는 중립을 유지한다.

이런 까닭에 자국민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적발될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자흐스탄은 우크라이나 사태 후 러시아가 주장하는 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4개 지역 합병을 인정하지 않으며, 우크라이나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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