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은 옛말…종합상사, 포트폴리오 재편·M&A로 신사업 속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종합상사들이 과거의 무역(트레이딩)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 배터리 소재,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친환경본부를 설립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철강, 식량, 신사업 등 전 사업 분야에서 친환경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올해 초 그룹 내 에너지 전문회사인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하고 에너지사업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친환경 종합사업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 재편의 일환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2억 달러를 투입해 인도네시아 팜유 정제사업진출에 진출했고, 천연가스 해상광구 운영권도 획득했다. 앞서 호주 세넥스 에너지의 지분 50.1% 인수하고,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시너지와 친환경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LNG발전의 수소 연료전환, 탄소 포집·저장(CCS), 해상풍력 등 미래 에너지 사업을 중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친환경차에 구동모터코아 등의 주요부품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2030년까지 연간 700만 대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해 친환경차 부품 공급사로서 역할도 강화한다.
아울러 2차전지 원료 사업으로 전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양극재, 음극재 원료 공급을 추진하고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과 연계해 관련 사업을 지속 확대키로 했다. 지난 5월에는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이자 탄자니아 기업인 파루 그라파이트에 1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25년간 총 75만 톤(t) 규모의 천연흑연을 공급받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한국유리공업을, 지난해에는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내 다수의 니켈 광산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신소재 생분해 플라스틱(PBAT)에도 36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충남 당진시에 'LNG터미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양사는 2027년까지 27만 킬로리터(kL) 규모의 LNG 저장탱크 2기, LNG선박 부두 등을 조성한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미국 태양광 개발사업에서 지난해 매각이익 4천8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매각이익 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에 지분을 투자해 해외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청정수소 분야에서는 국내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네트웍스는 종합상사에서 투자회사로 전환을 선언하며 적극적으로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2018년 식품 유통 스타트업 '컬리'에 234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직접 투자와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로 20여 개 기술기업에 2천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하이퍼스케일(초대규모) 데이터센터 펀드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반 디바이스 스타트업 '휴메인(Humane)', 트랙터 무인 자동화 솔루션 기업 '사반토(Sabanto)', 스마트팜 스타트업 '소스.ag(Source.ag)', 데이터 관리 컨설팅 및 솔루션 업체 '엔코아' 등 데이터 및 AI 관련 국내∙외 유망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김응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제조업체의 직수출 증가, 현지생산 가속화 및 삼국간 무역 확대, 전자상거래의 확산 등 구조적 변화로 종합상사 기능이 축소되고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사업기반을 지지하였던 계열과의 연결고리도 점차 약화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2년간의 우호적 영업여건이 반전되고 있는 가운데,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이익체력 향상과 완화된 실적 변동성을 보인다면 펀더멘탈(기초체력)의 개선이 입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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