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건희 파일’ 관여 의혹 투자사 임원 징역 4년 구형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권오수 전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3.7.6.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된 투자자문사 임원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박정제)는 1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블랙펄 인베스트먼트 임원 민모씨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범행에 가담한 범위가 크고 사건 수사 중 해외로 도주했다”며 민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씨는 2009년 12월~201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민씨는 이른바 ‘김건희 파일’을 작성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는 인물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세력이 2차 작전을 진행 중이던 2011년 1월13일 작성된 ‘김건희’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명의로 거래된 도이치모터스 주식 수량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건희 파일’을 블랙펄 인베스트먼트 사무실에서 압수한 노트북에서 발견했다. 민씨는 권 전 회장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파일이 작성된 경위 등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민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2021년 10월 미국으로 출국해 1년여간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해 11월 귀국해 체포된 뒤 재판에 넘겨졌다.

민씨 측 변호인은 이날 “민씨가 대선 정국과 맞물린 시점에 압박감 때문에 잘못된 판단으로 미국으로 도피했고 그로 인해 사실관계가 왜곡되고 부풀려진 부분이 많다는 점을 살펴봐 달라”며 “민씨는 블랙펄 인베스트먼트에서 매달 300~400만원을 받은 직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민씨가 주가조작에 공모할 지위도 아니었고, 가담한 사실도 없다는 취지다.

민씨는 이날 최후진술 기회를 얻어 “실무 담당자로서 불법적인 사항이란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한 행위에 대해 깊은 후회와 반성을 해왔다”면서도 “검찰 주장처럼 주가조작을 공모해 실행했다는 부분은 억울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13일 민씨에 대한 판결을 선고한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