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뷰 아파트' 문화재청, 대방건설에 항소심도 패소

[theL] 대광이엔씨·제이에스글로벌, 다음달 항소심 선고

경기 김포 장릉에서 바라본 '왕릉뷰 아파트' 모습. 2022.5.31/사진=뉴스1

김포 장릉이 보이는 인천 검단신도시에 아파트를 짓다 공사중지 명령을 받은 대방건설이 불복소송을 제기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8-1부(고법판사 정총령·조진구·신용호)는 대방건설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를 상대로 낸 공사중지명령 취소소송에 대해 18일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대방건설이 승소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문화재청으로부터 공사중지명령을 받은 건설사는 대방건설·대광이엔씨·제이에스글로벌이다. 대광이엔씨는 다음달 7일, 제이에스글로벌은 다음달 22일 항소심 판결선고를 앞뒀다.

건설사 3곳은 문화재청이 2021년 7월 '김포 장릉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아파트 19동이 허가 없이 건설되고 있다'며 공사중지를 명령하자 각각 취소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7~8월 1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경기도 조례에 따라 주거지역에 적용되는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범위는 '문화재의 외곽경계로부터 200m 이내'다. 대방건설 사건 1심 재판부는 "아파트 공사현장이 200m 이상 떨어져 있어 역사문화보존구역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당시 조례와 문화재보호법에 비춰 건설사가 지자체장·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을 의무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문화재청은 2007년 조선왕릉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당시 서류에 '장릉의 전면 안산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 조망경관을 훼손하고 있다'는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조망경관이 완전치 않다는 사실은 이미 고려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방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또 아파트 상층부가 일부 철거되더라도 앞뒤에 위치한 아파트 건물 때문에 조망이 회복될 가능성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문화재청의 명령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포 장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다. 이곳에는 인조의 아버지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묻혀있다. '왕릉뷰 아파트'로 지목된 건설사 3곳의 아파트 19동은 지난해 입주절차를 마쳤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