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동관 청문회서 '자녀 학폭 · 언론 장악 의혹' 공방
여야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 자녀 학교폭력과 언론 장악 의혹을 두고 충돌했습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자녀 학교 폭력 사건 당시 학교에 외압을 행사했고,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언론 장악을 주도했다며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자녀 학폭 사건은 학생 간 화해로 전학 조치됐고, 왜곡된 뉴스에 대해 언론과 이야기하는 것은 대변인이나 홍보수석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맞받았습니다.
민주당 서동용 의원은 "아들이 다른 친구를 두드려 패고 했던 내용이 기재돼 있는 진술서라면 아들에게 물어보고 잘못했으면 훈계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진술서에는 (이 후보자 자녀가) 휴대전화를 뺏어서 게임하고, 책상에 머리를 300번 부딪히게 하고, 매점에서 자신의 것을 사라고 강제해서 돈을 쓰게 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은 "학폭만으로도 고위공직자 자격 박탈이라고 생각한다"며 "가해 사실이 있는데 학폭위가 열리지 않고 전학을 보냈다는 것은 특혜를 줬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도 "자녀 학폭 당시 담임선생님이 언론 인터뷰에서 심각한 학폭이었다고 후보자의 해명과 완전히 배치되는 내용을 말했다"며, "진실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 담임 선생님을 오늘 중으로 참고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학교폭력 대응 기본지침에 따르면 가해 학생이 잘못을 인정해 피해 학생에게 화해를 요청하고 응하는 경우에는 담임교사가 자체 해결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전학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선생님이 거절했더니 학생이 '왜 선생님의 소망을 위해서 나를 이용하느냐'고 반박했다는 것이고, '(선생님이) 학생들을 이용하는 정치꾼 같은 모습을 보인다'고 학부모들이 얘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당 홍석준 의원은 "당시 학생들이 화해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고, 학생들이 친구가 강제 전학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안다"며 "이 후보자가 압력을 행사해 학폭위를 열리지 않게 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언론을 통해 (진술서 내용을) 뒤늦게 봤고, 아들한테 사실을 물어봤는데, 10차례 불러서 물어봤다"면서 "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갈취나 휴대전화를 뺏거나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이동관이라는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보고받거나 요청했던 국정원 문건들이 한 30여 건 정도 발견됐고, 그 가운데 실행이 확인된 것만 골라내니까 9건"이라며 "국정원으로부터 주로 민정수석실, 홍보수석실, 안보수석실 등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민형배 의원은 "후보자가 2008년 이병순 KBS 전 사장에게 전화해 아침 방송 진행자 교체를 요청했다"며 "국정감사 때 증인을 통해 사실로 밝혀지면, 방통위원장 그만둬야 한다"고 이 후보자를 압박했습니다.
이정문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동조하거나 보수 우파 목소리를 대변해서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언론만 격려하는 것은 'VIP 프렌들리' (대통령 친화) 아닌가"라며 "왜곡된 언론관을 가진 후보자에게 방통위 중립성 확보는 어불성설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청와대 동정이나 정책 관련해서 왜곡된 보도 또는 오해에 의한 보도가 있으면 그냥 두는가. 잘못 안 거니까 바로 잡아달라고 요청을 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뉴스가 있다면 기사 작성자에게 또는 책임자에게 잘 설명해서 접점을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엄호했습니다.
김영식 의원은 "공영방송 MBC와 KBS가 공공성과 공정성을 무시한 채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보도하고 있다"며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개인적 신상 털기 형태로 가는 것은 너무 하지 않는가"라고 야당을 비판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홍보수석 재직 당시 국정원에 언론 장악을 지시했다는 야당의 주장엔 "제가 만약 관여했다면 엄혹한 적폐 청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는가"라고 항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소환욱 기자 cowbo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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