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양육비 선지급’ 도입에 이준석 “정치권에서 회수율 등 따지지 않았으면”

김동환 2023. 8. 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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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등과 유튜브 ‘여의도 재건축 조합’ 출연
“보호자들이 해주지 못하는 영역에서 아이들이 상처받는 것 최소화해야” 등 주장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 영상 캡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양육비 선(先)지급 제도’에 대해 “정치권에서 회수율 등 이런 걸 따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혼한 상대에게서 양육비 받지 못하는 실질 양육자에게 정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한 후, 추후 채무자(비양육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양육비를 돌려받는다는 취지 정책을 두고 재원 마련 방안 관련 ‘예산 문제’ 등이 동반되자 이처럼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선지급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국정과제에는 빠졌다. 우리 정부는 대신에 채무자 대상 운전면허 정지나 출국금지 등 제재 처분에 집중하는 실정이다.

이 전 대표는 17일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함께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에 출연해 “내가 절대자라고 한다면 국가가 비용을 투자한다고 했을 때, ‘하고 싶은 거 다하라’고 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처럼 말하기 전, 이 전 대표는 “보호자들이 해주지 못하는 영역에서 아이들이 상처받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은 자신이 활동한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만난 학생이 결핍으로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떠올리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간단한 걸 수행하는 데도 챙길 사람이 없어 전전긍긍하는구나(를 알았다)”라며 “청소년기에 이런 결핍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게 지상과제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등은 독일의 양육비 지급 정책도 함께 언급했다.

독일은 한부모 가정 아이도 양부모 가정 아이와 비교했을 때 부족함 없이 성장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1980년부터 양육비 선지급제를 도입·운영 중이다. 비양육자가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 정부가 먼저 양육비를 내주고 나중에 채무자에게서 돌려받는 방식이다.

독일은 지급 대상과 금액을 구분해 5세까지는 187유로(약 28만원)를 지급하고,  6~11세 252유로(약 37만원), 12~18세 338유로(약 50만원)로 나눠 최대 6년간 지급한다. 다만, 독일도 채무자에게서 회수하는 비율이 17%로 상당히 저조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지급 양육비 메울 금액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선지급 후 회수율이 낮을 것이라는 우려로 제도 도입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운전면허 정지나 출국금지 등 제재 처분으로만 대응하는 실정이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지난 4월 사회부총리 주재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제1차 한부모가족정책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양육비를 고의로 지급하지 않는 비양육 부모 제재 강화 방침이 골자로 법원의 감치 명령 없이 형사처벌이 가능하게 관련 법 개정 추진을 검토하고, 양육비 채무자 동의 없이도 당사자 소득과 재산 조회가 가능하게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선지급’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양육자에 대한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확대 효과 등 분석·평가를 거쳐 선지급제 도입 관련 내용을 검토한다’고만 되어 있을 뿐이다.

여가부는 ‘가사소송법’에 따른 감치명령 결정을 받았음에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이의 이름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해오고 있다.

지지부진한 선지급 도입 움직임에 일부에서는 정부가 지급할 양육비의 용처를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이가 아닌 다른 곳에 양육비를 써버릴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비슷한 관점에서 이 전 대표는 “양육비를 지급한다고 해도 그게 아이한테 간다는 보장이 약할 때가 있다”며 선지급 비용에 영역을 일종의 ‘칸막이’를 둘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식료품이나 교육비 등 아이와 연관된 영역에만 금액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전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는 젠더가 아닌 아이들의 미래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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