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사면초가'…부동산 개발사 헝다, 미국서 파산보호 신청
[앵커]
중국 경제가 유례없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의 파산보호신청 소식이 또 하나의 악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수년간 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헝다는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원지로, 전 세계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2위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가 현지시간 17일 뉴욕 법원에 파산법 15조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파산법 15조'는 다른 국가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안 미국 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되는 절차로, 블룸버그는 외국 기업이 채무 조정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벌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부동산 회사였던 헝다는 2021년 채무불이행 사태 후 수년째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습니다.
총부채는 3천300억 달러, 약 442조원에 달합니다.
최근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중국 최대 부동산기업 비구이위안의 위기 역시 헝다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중국 부동산 시장을 지배해온 공룡 기업들을 둘러싼 악재들이 연이어 터지고, 그 충격파가 금융시장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중국 부동산 투자신탁의 디폴트, 채무불이행이 확산할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0.3∼0.4% 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위안화 가치도 곤두박질 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역외 위안화 환율은 장중 1달러 당 7.32 위안까지 치솟아 작년 11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분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취했지만 너무 느리고, 너무 소규모였다"면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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