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속 멀쩡한 딱 한채… 하와이 ‘빨간 지붕 집’의 비밀
100여명의 사망자를 낸 하와이 산불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화마를 피한 집 한 채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주변 모든 건물이 잿더미로 변했지만, 이 집만은 새하얀 외벽과 빨간색 지붕 모두 깨끗한 모습이다.
최근 X(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하와이 산불에서 살아남은 레드하우스”라는 짧은 문구와 한 장의 사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화마가 덮친 하와이 마우이섬의 한 주택가를 상공에서 찍은 것인데, 정 중앙에 있는 집 한 채가 유독 눈길을 끈다. 거센 불길을 견뎌낸 일명 ‘레드하우스’다.
네티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모든 집들이 불에 타 대부분 형태조차 남아있지 않았고 주변이 폐허 수준으로 변해있었지만 빨간 지붕의 레드하우스만큼은 멀쩡했기 때문이다. 레드하우스라는 별명을 얻게 한 빨간 지붕은 물론, 하얀색 외벽과 초록색 테라스까지 그을린 자국조차 보이지 않았다.
왜 이 집만 온전한 형태로 남았는지 그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집주인인 패티 타무라는 “이 지역 대다수의 집들이 나무로 지어졌지만 우리 집은 두꺼운 콘크리트 벽으로 만들어졌다”며 “과거 할아버지는 나무가 건조돼 썩는 것과 벌레로부터 견디도록 시멘트를 사용했다. 그의 건축 기술 덕분에 이 집이 살아남았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하와이 산불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111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가 1000명을 훌쩍 넘긴 상황이라 인명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한 탓에 신원 확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유해를 수습하고도 정확한 신원을 알아낸 사망자는 10명이 채 안 된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카운티 경찰서장은 “우리가 (누군가의) 가족과 친구들을 발견할 때 그 유해는 금속을 녹일 정도의 화염을 거쳐 간 것”이라며 “유해를 수습하는 순간 부서져 버린다. 옷을 털 때 재만 날리는 게 아니라 이웃의 유해도 같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