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7년간 몸 밖에서 뛰던 심장…"'2년 선고' 아이에게 기적이"

심장이 몸 밖으로 튀어나오는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난 인도네시아 소년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얻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심장이소증을 갖고 태어난 인도네시아 소년 미카엘 하레사난다(7)가 지난 6월 수술을 받고 무사히 회복해 퇴원을 준비 중이라고 17일 밝혔습니다.

미카엘이 앓고 있던 심장이소증은 100만 명 중 5명꼴로 발병하는 희귀 심장병으로, 심장이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가슴 안쪽이 아닌 바깥으로 튀어나온 채 태어납니다.

이 병을 앓는 신생아의 90% 이상은 사망한 채 태어나거나, 출생해도 사흘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수술 받기 전 미카엘(7)의 모습

미카엘 역시 현지 병원에서 2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았고 기적적으로 예상 수명을 넘겼지만,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몸 밖으로 튀어나온 심장이 다칠까 일상생활도 쉽지 않았습니다.

미카엘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현지 목사와 한국인 선교사는 여러 국가에 여러 차례 도움을 청했고, 사단법인 글로벌사랑나눔을 통해 세브란스 사회사업팀과 연결되면서 한국에서 치료의 길이 열렸습니다.

검사 결과 미카엘의 심장은 멀리서도 보일 만큼 큰 혹처럼 몸 밖으로 나와 있었고, 두 개가 있어야 할 심실이 하나밖에 없는 등 예상보다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한석주, 심장혈관외과 신유림 교수는 심장을 몸 안으로 넣을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인공으로 횡격막을 만들고 판막 역류를 막는 판막 성형술 등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 수술 받은 미카엘과 그의 어머니가 정조원(왼쪽)·신유림(오른쪽) 교수와 기념 촬영

미카엘은 현재 병동을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한 상태며, 이달 중 퇴원해 현지에서 정기 검진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오전 병원 본관 회의실에서는 미카엘의 회복과 퇴원을 축하하는 환송회가 열렸습니다.

미카엘의 어머니 아구스틴은 "수술도 치료도 못 해주고 그저 지켜봐야 했던 지난 7년이 정말 힘들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라며 "아이가 한국에서 수술받고 건강하게 인도네시아로 돌아갈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한석주 교수는 "미카엘처럼 희소 질환을 앓는 환자가 세계 곳곳에 많이 있지만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미카엘에 적용한 수술 성공 사례가 널리 알려져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전했습니다.

▲ 미카엘과 그의 어머니

(사진= 세브란스(Severance) 페이스북)

신송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