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 상징…한미일 정상 모이는 '캠프 데이비드'는 어떤 곳?
한국 정상 중 이명박 첫 방문…카트 운전 화제
(서울·워싱턴=뉴스1) 정지형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할 미국 캠프 데이비드(Camp David)는 장소만으로도 외교적 상징성이 크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미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는 워싱턴DC에서 북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메릴랜드주 캐탁틴 산맥에 있으며 규모는 약 5000㎡(1500평)에 달한다.
캠프 데이비드는 당초 1938년 연방정부 공무원을 위한 휴양소로 문을 열었다가 1942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여름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별장으로 변경했다.
'캠프 데이비드'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2차 세계대전 전쟁 영웅인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다. 처음에는 '샹그릴라'(Shangri-La)로 불렸지만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부친과 손자 이름인 '데이비드'를 따 '캠프 데이비드'라는 명칭을 붙였다.
캠프 데이비드는 휴가 중에도 대통령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집무실과 회의실을 갖추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도 휴식 이외에 핵심 참모들과 주요 정책, 대내외 전략을 수립하고 정상외교를 수행하기 위해 캠프 데이비드를 자주 찾았다.
방문 빈도를 보면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로널드 레이건이 189회로 가장 많다. 최근 사례를 보면 조지 W. 부시 150회, 버락 오바마 39회, 도널드 트럼프 14회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보다 본인이 소유한 마러라고 리조트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더 선호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외국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한 사례는 없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2021년 2월 첫 방문 이후 올해 7월16일까지 총 28회 캠프 데이비드를 찾았다. 2021년과 올해는 거의 매달 방문했다. 캠프 데이비드에는 산책로와 수영장, 골프장, 승마장, 볼링장 등 각종 휴양시설과 함께 손님용 숙소도 마련돼 있어 외국 정상을 초청해 정상회담을 여는 장소로도 역할을 한다.
실제로 캠프 데이비드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합의가 도출된 사례가 적지 않다. 1943년 5월 외국 정상 중 최초로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한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루스벨트 대통령과 낚시하면서 2차 세계대전 종식을 논의했다고 한다.
미소 냉전이 본격화하던 1959년에는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서기장 간 정상회담이 열렸다. 당시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양 진영이 군사 대결을 지양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신'(The Spirit of Camp David)이라는 용어가 나와 캠프 데이비드를 상징하는 문구 중 하나가 됐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뒤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과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또 1978년에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중재로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이 10일간 회담을 이어간 사례도 잘 알려져 있다. 당시 두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회담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자치권 보장, 이스라엘이 점령한 이집트 영토인 시나이반도 반환, 양국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 밖에 드골 프랑스 대통령(1960년),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1990년), 아베 일본 총리(2007년) 등 각국 지도자들이 캠프 데이비드를 찾았으며 2012년에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가 열렸다.
한국 정상 중 캠프 데이비드를 처음 방문한 인물은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지난 2008년 4월 초청받았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태우고 골프카트를 운전하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였다.
한편,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한 첫 외국 정상이 됐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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