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해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투표기 해킹 의뢰"

김성식 기자 2023. 8. 18. 13: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투표기 해킹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폭로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바우테르 데우가티는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연방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둔 지난해 8월 자신에게 찾아와 전자 투표기 해킹을 의뢰했다고 증언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원 해킹' 혐의로 기소된 해커, 브라질 의회 청문회서 증언
"접선 대가로 1천만원 건네"…보우소나루 "사실무근, 법적 대응"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4월 브라질리아에 있는 연방 경찰 본부에 출두해 보석류를 빼돌렸거나 밀반입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조사 받은 뒤 차량을 타고 떠나고 있다. 2023.4.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투표기 해킹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폭로됐다. 대선 불복 사유로 전자 투표 시스템을 문제 삼았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되려 선거 부정을 기획했다는 주장이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바우테르 데우가티는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연방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둔 지난해 8월 자신에게 찾아와 전자 투표기 해킹을 의뢰했다고 증언했다.

데우가티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백지 수표를 건네며 전자 개표기에 앱을 설치한 뒤 표 바꿔치기를 시연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 전문가들과 해킹 실현 방안을 논의해 달라며 법적 처벌을 받을 시에는 사면해 주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데우가티는 우파여당인 자유당 소속 카를라 잠벨리 하원의원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했으며 그 대가로 자신에게 4만헤알(약 1000만원)을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보여주기 위해 투표기를 실제 해킹하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날 지역 라디오 방송 조벰판과의 인터뷰에서 데우가티를 만난 건 사실이지만 투표기 해킹을 의뢰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성명을 내고 데우가티가 의회 청문회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데우가티는 지난 2일 국가사법위원회와 지방법원을 해킹해 연방대법원장 명의 석방 명령과 구속 영장을 총 11차례 발부한 혐의로 브라질 연방경찰에 체포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데우가티는 이날 청문회에서 잠벨리 의원의 요구로 지난 1월 의회 습격 사건이 있기 며칠 전 사법 시스템을 해킹했다고 증언했다.

지난달 브라질 선거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대선 음모론을 거론해 선거 체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2030년까지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했다.

실제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당시 후부였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현 대통령에게 1% 득표율 차이로 패배한 뒤 브라질 개표 시스템이 부정에 취약하다며 선거 결과에 불복했다.

이에 자극 받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은 올해 1월 룰라 대통령 취임 일주일에 맞춰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정부 건물과 의회, 대통령궁 등을 일제히 습격했다.

브라질 검찰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습격을 선동한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를 개시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그의 측근은 로이터에 "데우가티의 증언으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