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여행지 발리 가는 저가항공사 나올까?…LCC '관심'

김동현 기자 2023. 8. 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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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운수권 확대 결론 못내…하반기 재논의 예정
LCC업계, 인니 운수권 확대시 기재 즉시 투입 준비中
FSC 독과점 운항 체제 변경시 소비자 여행비 부담↓
[서울=뉴시스]진에어 B737-800의 모습.(사진=진에어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내달 개최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간 항공 운수권 확대 및 항공 자유화협정이 다뤄질 지 주목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독과점 형태로 운항하는 인천-자카르타, 인천-발리 운수권이 확대될 경우 진에어, 티웨이항공 같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해당 노선에 대거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LCC업체들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입은 소비자들에게도 호재다. 대한항공이 독점한 인천-발리 노선 항공권의 경우 주말 기준으로 200만원대에 거래되는데 LCC업체 진입으로 항공권 가격이 한층 낮아질 수 있다.

韓·인니, 상반기에 운수권 확대 논의 결론 못내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국토교통부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운수권 확대를 논의하기 위해 항공회담을 개최했지만 어떤 노선을 늘릴 지 의견차를 보였다.

한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 중인 발리나 자카르타 노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인도네시아는 마나도, 바탐 등 새 항로를 인천과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국은 연내 다시 만나 운수권 확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운수권 확대라는 큰 틀에선 합의를 이룬만큼 어느 노선을 늘리냐를 놓고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 또는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운수권 확대 논의는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인도네시아가 발리와 유사한 인기 여행지를 10곳으로 늘리겠다는 일명 '텐 발리(10 bali)'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한국보다 인도네시아에서 먼저 교류 활성화 방안을 정상회담에 올리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양국 정상이 만나 운수권 확대를 논의할 경우 주 23회인 운수권을 2배 이상인 46회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예상이 유력하지만 민간 항공기의 자유로운 운항을 허용하는 항공자유화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서울=뉴시스]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여객수는 89만876명, 항공기 운항은 3810편에 달했다.(사진=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

LCC업계, 인니 운수권 확대시 기재 즉시 투입 준비中

LCC업체들은 운수권 확대가 이뤄지면 즉시 기재를 투입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허니문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데다 현지 항공사를 이용할 경우 호주 경유도 쉬워 여객 수요가 높다.

항속거리 1만4310㎞으로 미주, 유럽, 대양주 운항이 가능한 B777-200ER 기재를 4대 보유한 진에어는 인도네시아 운수권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거리 운항을 늘리면서 수익성 다변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경쟁제한 등은 계열 LCC인 진에어에 불리한 상황이다. 합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에 운수권을 많이 배분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다.

지난해 A330-300 중대형 기재 3세대와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B737-8 기재를 도입하며 장거리 항로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는 티웨이항공도 인도네시아 운수권 배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항공업계가 어려웠을 때 티웨이항공은 경쟁사들과 달리 대형 기재를 25대에서 30대로 늘리며 싱가포르, 몽고, 호주, 키르기스스탄 등 장거리 노선 확대를 추진한 만큼 인도네시아 운항 능력은 충분히 갖췄다는 평이다.

독과점 운항 체제 변경시 소비자 여행비 부담↓

인도네시아 운수권 확대는 소비자들의 여행비 부담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여객수는 89만876명, 항공기 운항은 3810편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34만1764명의 여객수와 1823편의 운항편으로 거의 반토막 난 상황이다.

여객수 감소는 대한항공과 아니아나항공의 독과점 운항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주 7회 운항하고 있고 인천-발리 노선은 대한항공이 주9회로 운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는 발리 노선의 경우 자카르타와 비슷한 거리를 운항하는데도 불구하고 성수기 항공권 가격은 2배가량 비싼 200만원 수준으로 치솟기도 한다.

LCC업체들의 인도네시아 운항이 본격화되면 수요와 공급 불균형에 따른 항공권 가격 인상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고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도네시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비즈니스 수요도 높고 신혼여행지로 발리를 선호하는 이들도 많지만 현재는 독과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노선이라 운수권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9월 아세안 회의에서 정상회담 등에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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