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소양강 처녀상으로 가 달라"…승객 목숨 구한 택시기사

김윤호 2023. 8. 1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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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에 죽음의 문턱에 선 승객을 구한 한 택시기사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강원 춘천시에서 20여년간 택시운전을 해 온 박인경씨(64)는 8일 오전 1시께 "소양강 처녀상으로 가 달라"는 50대 승객 A씨를 태웠다.

어두운 새벽에 관광지를 가는 데 이상함을 느낀 박씨는 A씨에게 "이 시간에 왜 그곳으로 가느냐"고 물었고, A씨는 "바람 쐬러 간다"고 답한 뒤 택시에서 하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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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에 있는 소양강처녀상.

한밤 중에 죽음의 문턱에 선 승객을 구한 한 택시기사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강원 춘천시에서 20여년간 택시운전을 해 온 박인경씨(64)는 8일 오전 1시께 "소양강 처녀상으로 가 달라"는 50대 승객 A씨를 태웠다. 어두운 새벽에 관광지를 가는 데 이상함을 느낀 박씨는 A씨에게 "이 시간에 왜 그곳으로 가느냐"고 물었고, A씨는 "바람 쐬러 간다"고 답한 뒤 택시에서 하차했다.

내리자마자 비틀거리며 넘어진 A씨는 힘겹게 일어나 목적지 인근 계단에 몸을 기댔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박씨는 하차지점과 조금 떨어진 곳에 정차한 뒤 A씨를 한참 지켜봤다. 그러다 A씨가 처녀상 난간으로 향하는 것을 본 박씨는 극단적 선택을 의심하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 공동 대응 요청으로 먼저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위태롭게 서 있는 A씨에게 다가가 설득을 시작했다. 승객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소방대원을 따라 구급차로 발길을 돌렸다.

박씨가 어려움에 부딪힌 이웃에게 관심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고.

"한 번은 소양댐으로 가 달라는 손님이 있었는데, 그분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하셨어요. '안 되겠다' 싶어서 그날은 운행을 접고 손님과 술 한잔하며 얘기를 들어줬죠. 힘들어도 살라고 설득했어요. 그렇게 한참 시간을 보내다 택시를 불러 함께 귀가한 기억이 있습니다."

박씨는 "승객을 구했다"는 생각보다도 그들이 또다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될까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누구나 때로는 사는 게 힘들어요. 그래도 살아야죠. 모든 분이 자신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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