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성불' 메시, 가진 자의 여유..."8번째 발롱도르? 안 받아도 된다"
[OSEN=고성환 기자] "발롱도르? 못 받아도 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월드컵 위너' 리오넬 메시(36, 인터 마이애미)에게 발롱도르는 더 이상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인터 마이애미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리는 2023 리그스컵 결승전에서 내슈빌 SC와 맞붙는다. 인터 마이애미는 리그 15위로 최하위에 처져 있지만, 메시 영입 이후 6전 전승을 거두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 결승까지 올랐다.
메시의 공이 컸다. 그는 지난 16일 열린 필라델피아 유니온과 준결승전에서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터트리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필라델피아는 리그 3위를 달리는 강팀이지만, 메시 앞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만의 일이 아니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나선 6경기에서 모두 득점포를 터트렸다. 그는 지난달 크루스 아술과 데뷔전서부터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극장골을 터트리더니 6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메시는 6경기 9골 1도움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메시는 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약 15분간 마이크를 잡았다. 인터 마이애미 소속으로 진행하는 첫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메시는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곳에 있다. 나는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선택한 결정이 아니었다. 파리 생제르맹(PSG) 이적은 하룻밤 만에 이뤄졌다. 정말 복잡한 변화였지만, 여기 마이애미에서는 정반대다. 매우 다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발롱도르 이야기도 나왔다. 메시는 2023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될 가장 유력한 후보다. 그는 엘링 홀란, 케빈 더 브라위너(이상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 3인에도 이름을 올린 만큼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도 크다.
모두 아르헨티나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선물한 덕택이다. 메시는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조국 아르헨티나를 36년 만에 세계 정상으로 이끌었다. 특히 그는 결승전에서도 멀티골을 터트리며 펄펄 날았다.
메시는 여러 대기록도 세웠다. 그는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26경기를 소화한 선수가 됐고, 통산 12골 8도움을 기록하며 최초로 20개 이상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펠레(12골)를 제치고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까지 세웠으며 결승전 연장 승부를 포함해 7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해 역대 최다 출전 시간 기록(2314분)도 경신했다.
만약 메시가 다시 한번 발롱도르를 수상한다면, 그는 8번째 트로피를 거머쥐며 자신이 보유 중인 발롱도르 최다 수상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메시는 소속팀 PSG에서도 리그 32경기 16골 16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1 우승을 이끈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메시는 발롱도르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발롱도르 이야기가 나오자 "내 경력 동안 여러 번 말했던 것 같다. 발롱도르는 그 의미 때문에 매우 중요한 상이다. 개인 수준에서 받을 수 있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상 중 하나"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말했듯이 개인상을 중요시한 적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체상"이라고 답했다.
이어 메시는 "나는 운이 좋게도 내 경력에서 모든 대회를 우승했지만, 월드컵 트로피는 들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카타르 월드컵 뒤로는 발롱도르에 관해 훨씬 적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메시는 "나는 지금 내 순간을 즐기고 있다. 발롱도르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만약 내가 받는다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행운이 따라 내 경력에서 모든 목표를 달성했고, 이제 이곳에서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다. 우리는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여기에 왔고, 개인적 차원에서도 우승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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