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년반만에 ‘반성문’ 내놓은 민주당…86세대 “국민고통 둔감했다”
“中企·자영업 반발 우선하지 않고
최저임금만 올리는 것 안되는 일”
86세대 정체에도 신랄한 비판
“평화·민주 이런 데만 관심
국민 고통에는 매우 둔감”
“불평등·불공정에 강력히 맞서야
내로남불 태도 바꾸고 분열 극복을”
18일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출범 10주년을 맞아 정책 제안을 담은 녹서 형태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부제는 ‘왜 실패했고, 무엇으로 도전하는가’이다. 민주당의 공식적인 대선 평가 보고서는 아니지만 당내 대체적인 생각이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을지로위원회는 우원식·박홍근·진성준·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 전·현직 위원장과 민생최고위원이었던 남인순 민주당 의원의 대담 형태로 민주당 정권의 실책을 다뤘다.
우원식 의원은 “소득주소성장 깃발을 걸고 나니 당장 자영업이나 중소기업 쪽에서 문제 제기가 왔다”며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이 소득주도성장으로 갈 수 있는 기반이 되는 납품단가연동제를 하고, 단가 후려치기와 기술 탈취 막고, 카드 수수료 낮춰주는 일을 우선하지 않고 최저임금만 올리는 것은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우리가 너무너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삶을 챙기는 일에 대한 아젠다만 던졌지 그걸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없었고 할 생각도 없었다”고 자성했다.
당내 86세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제가 보기엔 굉장히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으시고, 평화라든지 민주 이런 데 굉장히 관심이 많다”며 “사회경제적 이슈에 있어서 오히려 약간 보수적이고 이런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을 밖에서 보거나 안에서 보거나 86세대의 당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며 “신랄하게 말하면 86 선배들 중에는 어떤 부분에서 국민이 고통받는지에 대해 매우 둔감하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라고도 했다.
86세대 당사자인 박홍근 의원은 이에 대해 “(86세대가) 정치 문제 관련해서 정무적 판단력이 아주 뛰어나고 잘 훈련돼 있다”며 “그래서 이런 민생문제, 경제문제는 ‘결국은 정치가 잘하면 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선·내로남불로 덧씌워진 태도를 바꾸기 위한 정당 개혁도 필요하다”며 “지속된 내부 분열을 극복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다음 집권을 위해 불평등·불공정과 강력하게 맞서 싸울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네 번째 민주당’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민생개혁, 공정경제, 주거보장, 노동존중, 산업전환, 돌봄국가를 사회경제 개혁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90%의 절대다수 경제 주체를 중산층으로 끌어올리는 유능한 민주당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추천사에서 “을과 함께 더 단단하게 연대하는 진보적 대중정당, 양극화와 불평등 구조를 개혁하는 유능한 민생정당이 되겠다”며 “민생을 위해, 국민의 삶과 미래를 위해 정책 대전환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을지로위원회는 “이번 녹서 발간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노선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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