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판세' 국힘 지도부-현장 엇갈린 분석…총선 갈등될까

이밝음 기자 김정률 기자 2023. 8. 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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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는 수도권 해볼 만하다는데…현장은 "모르는 소리"
이철규 "승선 불가"에 윤상현 "위기 모르는게 진짜 위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규 사무총장이 지난 6월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6.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 내부에서 '수도권' 판세를 두고 불협화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칫 당내 갈등으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수도권 선거와 관련해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크게 앞설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이런 판단 배경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수사 등 각종 악재와 일부 여론조사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것으로 조사되는 것 등이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수도권 현역 의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지역에서 "3만표 차이로 이긴 사람들이 여기(수도권) 분위기를 어떻게 아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수도권 의원은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안 좋은 건 분명하지만 우리 당도 너무 안 좋다"며 "우리 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스윙보터들이 우리를 지지하거나 투표를 안 해야 하는데 스윙보터들이 우리한테 표를 던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당 내부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두고, 당 일각에선 영남권 위주로 구성된 지도부와 수도권 의원들이 느끼는 괴리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 특성상 보수색이 강한 곳에선 민주당 비토 목소리가 커질수록 당 지지세가 늘지만 수도권 등 중도층 표심이 강한 수도권에서는 '민주당 비토=당 지지세 상승'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실시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2월3주 27%를 기록한 무당층은 꾸준히 상승 7월3주 38%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30% 중후반대, 민주당은 20% 초중반을 횡보했다. 특히 수도권 8월3주차 조사에서 서울 지역 무당층은 37%를 기록, 국민의힘(32%), 민주당(215%)를 크게 앞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철규 사무총장의 "함께 타고 있는 배에 구멍을 내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는 발언은 예상 밖의 큰 파장을 불러왔다. 사실상 윤상현 의원 등 수도권 위기론을 언급하며 당을 공개 비판한 현역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윤 의원은 이날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무엇이 위기인지 본질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게 진짜 위기"라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윤 의원은 "수도권 싸움은 영남권 싸움과 다르다. 수도권 거의 모든 지역이 1000표, 1500표 싸움 아니냐"며 "당이 좌초되면 가장 1차적인 패배의 직접적 효과는 수도권 의원들한테 온다. 수도권에 있는 당협위원장과 의원들한테 물어보라"고 했다.

실제로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지금 수도권에선 지도부가 영남권은 공천받으면 다 되니까 너무 안이하다고 걱정하고 있다"며 "그런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데 내부총질이라느니 배에 구멍을 낸다느니 이런 식의 표현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 수도권 의원은 "윤 의원은 무소속으로도 당선된 분이고 지역 관리도 잘하는 분이라 본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봤다. 윤 의원의 지역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본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공개적인 비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총선까지 남은 8개월 동안 이같은 우려를 잠재우는 게 김기현 지도부의 숙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 공천을 앞두고 불협화음이 커질 경우 자칫 공천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사무총장의 '승선' 발언을 두고도 공천과 연관지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대선 때도 아슬아슬하게 이겼다"며 "지도부는 진중하게 약점을 보강하는 데 집중하고, 다 같이 문제점을 찾아 전달하고 건설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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