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 문화시설 태부족…“문화격차 해소 노력 필요”

이규희 2023. 8. 1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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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권의 문화시설이 부족해 주민들이 문화 활동을 즐기기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8일 서울연구원이 분석한 '서울 서남권 문화시설 현황과 확충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남권의 인구 1만 명당 문화시설 수는 1.56개로 서울시 평균(2.05개)에 미치지 못했고, 서울 5개 권역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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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권의 문화시설이 부족해 주민들이 문화 활동을 즐기기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서·관악·구로·금천·동작·양천·영등포구 등 7개 자치구가 포함된 서남권의 면적은 162.46㎦로 서울의 26.8%를 차지하며, 인구수는 서울의 31.2%에 달한다. 그럼에도 타 권역에 견줘 문화적 여건이 열악하고 향후 문화 발전 가능성에 대한 주민 여론도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연구원이 분석한 ‘서울 서남권 문화시설 현황과 확충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남권의 인구 1만 명당 문화시설 수는 1.56개로 서울시 평균(2.05개)에 미치지 못했고, 서울 5개 권역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했다. 도심권(7.97개)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고, 서북권(2.00개)·동남권(1.87개)·동북권(1.68개)에 비해서도 수적 열세를 보였다. 면적당 문화시설 수도 마찬가지다. 1㎦당 문화시설 수가 서울시 평균 3.25개인 것에 비해 서남권은 2.86개에 불과했다. 

문화시설의 다양성과 구성 면에서도 미비점이 드러났다. 서남권에 등록된 문화시설 465개 가운데 ‘작은도서관’이 331개로 전체의 71.2%에 달해서다. 이에 반해 공연장은 7.5%, 영화관 4.3%, 박물관·미술관 2.6%, 생활문화시설은 3.7%에 불과했다. 대중적인 공연장·예술시설은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와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이 전부이며, 공연장이나 전시시설 대부분은 공공에서 건립·운영하는 문화예술회관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성과 인구학적 특성을 고려한 문화시설이 적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남권은 공업지역으로 발달한 지역임에도 이같은 역사를 보여주는 시설은 구로구 ‘G밸리산업박물관’이 유일하다. 이 지역에 넓게 분포한 이주민의 역사·문화를 전면화한 시설이나, 지역 내 인구구성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1인 가구와 청년 등을 대상으로 한 문화시설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술인들이 밀집해 활동하는 ‘문래창작촌’에는 서울시와 영등포문화재단 등이 설립·운영하는 기관이 있지만 지역 활동을 전시하거나 지원할 시스템이 없고, 문화시설을 중심으로 한 예술 클러스터가 형성되지 않는 실정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거론됐다.

문화 여건 전반에 대해 서남권 주민들은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지난해 8월 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문화활동 실태와 문화욕구를 조사한 결과, 서남권 주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 만족도’는 50.7%로 ‘전반적 삶의 질 만족도’(54.4%)보다 낮게 나타났다. 거주하는 자치구의 문화적 발전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서남권 주민들은 54.2%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해 동남권(72.7%)·서북권(67.3%) 등에 견줘 비관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원은 서남권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시의 적극적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조사 결과 시민이 가장 원하는 문화시설은 다양한 축제나 문화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광장이나 연극·뮤지컬 공연장, 미술관·갤러리 등으로 나타났는데 각 자치구에서 계획하는 시설은 대부분 도서관이나 청소년 시설, 커뮤니티 시설”이라며 “각 자치구의 노력뿐 아니라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추진할 서울시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개별 단위에서 확충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계획을 먼저 수립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시와 자치구의 역할을 분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모든 시설을 확충하려 나설 경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거나 소규모 문화시설만 확충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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