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무기징역… '대전 은행 권총 강도살인' 이승만·이정학 2심 선고

22년 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피고인 이승만(53)·이정학(52)이 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부(송석봉 부장판사)는 18일 이승만·이정학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에서 각각 무기징역·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이들에게 나란히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강도살인죄는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뿐임에도 유기징역이 선고된 것은 법리오해"라며 "이승만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을 보면 이승만이 권총을 발사해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정학은 정상 참작으로 감경하더라도 징역 7년 이상 15년 이하 유기징역을 선고해야 한다"며 "불리한 정상이 유리한 정상을 압도한다고 판단되므로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했다.

이들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수송용 가방을 내리는 은행 출납 과장 김모(당시 45세) 씨를 권총으로 살해한 뒤 현금 3억 원을 들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앞서 같은 해 10월 15일 대전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찬 채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것이었다.

이 사건은 21년 동안 미제로 남아 있었으나 범행에 사용된 차량 내부에 남아 있던 마스크와 손수건 등 유류물에서 검출된 유전자(DNA) 정보가 2017년 충북 소재 불법게임장에서 발견된 DNA와 같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력 용의자가 특정됐다.

이어 경찰은 지난해 8월 25일 이정학을 검거한 뒤 "이승만과 함께 범행했다"는 이정학의 진술을 토대로 같은 날 이승만도 긴급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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