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언론장악 의혹’ 집중… 한방없는 이동관 청문회

■ 방통위원장 후보자 관련 ‘예고된 공세’
민주, 송곳검증 날세웠지만
기존 제기했던 의혹 추궁만
정책질의 없이 사퇴 촉구도
국힘 “낙마할 중대사안 없어”

“선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열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학교폭력·언론 장악 논란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화력을 쏟아부었다. ‘이동관 임명 반대’를 외치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던 것과 달리 기존에 제기됐던 의혹 외에는 ‘새로운 한 방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의 주장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이 후보자에 대해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편향성이 짙어진 공영방송을 정상화할 적임자로 평가하는 등 적극적인 엄호에 나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진행된 청문회 시작부터 고성을 내뱉으며 이 후보자를 압박했다. 특히 이 후보자 아들의 학폭 논란을 강도 높게 추궁했다. 그러나 방통위원장 직 수행과 관련한 정책 질의는 실종됐고, 기존에 제기됐던 의혹 외에 허를 찌르는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첫 질의자로 나선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아들 학폭 의혹에 거짓 해명했다가 들통나면 말을 바꿨고, 청와대 대변인 당시 외압 의혹, 친한 언론사 편집국장에 봐달라고 해 언론 공정성을 해촉했다”면서 “사실 오늘 청문회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많은 국민도 어차피 임명할 것 아니냐는 패배적 사고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청문회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두 번째 질의자인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질의 도중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 학폭 사건만 학폭위원회를 안 열었고, 하나고 선도심사위원회도 안 열렸고, 전학을 밀실처리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들의) 고려대 입학이 취소돼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며 “사퇴 의향 없나”라고 쏘아붙였다. 장 의원은 이 후보자의 답변을 저지하며 거세게 호통을 내뱉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하나고가) 아들에 특혜를 줬다는 점 인정하느냐’는 장 의원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제기한 의혹은 정치 공세에 불과하며, 낙마할 만한 중대한 사안은 없다고 엄호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공영방송 정상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언론, 특히 관련된 한류 콘텐츠 육성에 큰 역할을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자도 질의 직전 모두발언을 통해 “공영방송의 이름에 걸맞게 재원 운영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임 정권에서 편향과 불공정으로 일관하며 국민 외면을 자초했다’는 정부·여당의 평가를 수용,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언론 장악을 주도한 인물로 부적격 인사”라고 주장했다.

김성훈·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