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 최소화 ‘리트리트 회의’… 한미일 정상 밀착관계 과시

일상복 입고 골프카트로 이동
바이든, 尹 부친상 조화 보내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미국 워싱턴DC의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낸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애도 조전을 읽고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차 1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숙소에 도착하기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부친상을 애도하는 조화가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이름만 표기한 ‘질(Jill), 조(Joe)’라는 서명으로 윤 대통령을 향한 친근한 마음을 담았다. 이튿날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까지 내용은 물론 형식 자체도 세계를 향한 메시지가 된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격의 없는 형식으로 준비됐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로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을 위해 기도한다”며 “부친의 별세를 애도하며 고인의 평안한 안식을 빈다”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성을 떼고 서명한 메시지 카드를 조화에 동봉했다. 윤 대통령 도착 직후 양국 정상의 통화도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님 부친 별세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며 “대통령님과 유가족에게 깊이 위로 드린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대통령님과 영부인님이 염려해주신 덕분에 아버지를 편안하게 잘 모셨다. 감사하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함께 18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갖는 정상회의는 밀착 관계를 과시하는 장면이 다수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3국 정상이 일상복 차림으로 나란히 걷거나, 함께 디저트를 즐기는 모습, 함께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방식 등이다. 정상회의를 진행하는 방식도 ‘리트리트’로 준비됐다. ‘휴식, 야외환담’을 뜻하는 리트리트는 각국 정상들이 격의 없는 대화를 끌어내기 위해 국제회의에서 마련되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3국 정상은 통역 등 최소한의 인원만 대동하고 논의를 이어간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각각 양자 회담도 갖는다.

3국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캠프 데이비드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세계 지도자들과 역사적 합의를 끌어낸 장소로 유명하다. 지난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종식과 1978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교섭이 이곳에서 논의됐다. 한국 정상의 방문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이고,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의 정상을 초청한 것은 처음이다. 한·미·일 정상은 이곳에서 약 6시간 머물면서 친밀한 대화를 갖고 정상 간 신뢰를 증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