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불가역적 안보협력’ 제도화… 북핵 위협 벗고 새 미래 연다

손기은 기자 2023. 8. 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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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대연합'이 3국 협력체제를 제도화·공고화하며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미래를 연다.

그간 '숨이 멎는 듯한(breathtaking) 외교'(커트 캠벨 백악관 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행보를 이어온 3국은 미국·인도·호주·일본이 참여하는 '쿼드'(Quad)보다 밀도 있는 안보협력체의 모습을 지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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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일 정상회의 ‘신 국제질서’ 출범 선언
가치 공유·지리적 밀접 3국
북중러 권위주의 위협에 대응
쿼드보다 강한 협력체제 구축
아시아판 나토 설립에도 속도
공급망·AI 협력까지 ‘시너지’
미국 도착 윤석열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워싱턴 =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자유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대연합’이 3국 협력체제를 제도화·공고화하며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미래를 연다. 그간 ‘숨이 멎는 듯한(breathtaking) 외교’(커트 캠벨 백악관 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행보를 이어온 3국은 미국·인도·호주·일본이 참여하는 ‘쿼드’(Quad)보다 밀도 있는 안보협력체의 모습을 지향할 방침이다. 3국은 이 같은 안보협력에 더해 공급망,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관련 공동연구·협의까지 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3국 안보협력체가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지위로 빠르게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3국 정상은 정상회의를 통해 고도화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안보협의체를 통해 3국 간 안보 협력을 유기적으로 재설계할 계획이다. 3국 정상회의 후 채택될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은 ‘공동의 가치·규범에 기반해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긴다. 또 경제규범, 첨단기술, 기후변화 등의 글로벌 이슈에도 공동 대응한다는 입장도 이 원칙을 통해 표명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한·일 과거사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불안정해 공고한 한·미·일 3자 협력 체제를 갖추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는데, 윤석열 정부가 지난 3월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통해 과거사 갈등 국면을 종결지어 상황이 급반전돼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측면이 크다. 윤 대통령이 주도한 한·일 관계 개선으로, 그간 3국 국내 정치 환경에 따라 요동치던 한·미·일 협력에 ‘불가역적 틀’을 씌우게 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정치적 용기로 인해 한·일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평가했다.

‘캠프 데이비드 정신’(Spirit of Camp David)은 3국 정상의 공동 비전과 정상회의 결과물을 담은 공동성명이다. 3국 공동 비전, 협의체 창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태평양도서국 역내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확장억제 및 연합훈련, 경제협력 및 경제안보 등의 내용이 폭넓게 담긴다. 3국은 이날 이 2가지 문건 외에 나머지 1건의 문건 채택에도 합의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 문건은 3국의 안보협력과 관련한 ‘공동 보조’를 규정한 부속서 성격의 문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국 협력 체제를 제도화하고 공고화하기 위한 문건들”이라며 “개별적으로 추진해온 안보, 경제협력이 한·미·일 3자 차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협력체는 ‘쿼드’를 뛰어넘는 밀도 있는 협의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점, 지리적으로 쿼드에 속한 나라보다 한·미·일 협력체가 인·태 지역에 집중돼 있는 점, 북핵·미사일 견제(한국), 중국 견제(미국), 군사력 강화(일본) 등 3국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는 점 등이 그 근거다. 일각에서는 북핵 억지를 위한 확장억제를 한국과 일본에 개별적으로 제공해 온 미국을 매개로 한·미·일 안보협력이 더욱 공고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 결과문서에는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장기적으로는 한·미·일로 확대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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