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호' 아들에 전 재산, 소송 건 누나…법원 "일부만 반환"

10년간 부모 간병 도맡아…신장 이식도
결혼 후 연락 뜸해진 누나가 소송 제기
법원, 유류분 청구액 일부 인정…누나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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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10년간의 투병 생활 끝 세상을 떠난 부모님이 간병을 도맡은 아들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자, 결혼 후 연락이 뜸해졌던 누나가 자신의 상속 몫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법적으로 보장된 최소 상속금액만을 돌려주라는 판단을 내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최용호)는 지난달 20일 누나 A씨가 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피고 B씨는 누나 A씨에게 2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억800여만원의 유산을 돌려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 중 일부만 인정된 것이다. 소송 비용의 90%도 원고인 누나 A씨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사실상 B씨 손을 들어준 셈이다.

지난 2020년 세상을 떠난 부친의 유언장에는 1억8900만원 임대차보증금 반환 채권과 서울 모처 토지를 모두 B씨에게 물려준다는 내용이 쓰여있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망인은 피고 B씨가 자신과 아내에게 특별한 부양을 계속했음을 고려해 본인의 남은 재산을 오로지 피고에게 귀속시킬 의사로 유언장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B씨는 신장질환으로 투병하던 모친에게 지난 2013년 신장 이식을 해줬으며, 이후 경과 관찰을 위해 매년 2회 진료를 받을 때 함께하는 등 간병을 도맡았다. 이후 부친이 당뇨 증세 악화로 투석을 시작하자 B씨는 2013년부터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근거리에서 부모를 병간호 해왔다.

재판부는 "부모 모두 투병 생활을 하는 와중에 원고 A씨는 2010년 혼인 후 거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고, 막내동생도 미성년자라 피고가 홀로 부양 의무를 감당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씨가 혼인 이후 투병 중인 부모를 부양하거나, B씨를 도왔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유증(유언에 따른 증여)에는 피고의 특별 부양에 대한 대가적 의미가 포함돼 있다"며 "이를 유류분 소송 대상으로 포함한다면 오히려 공동 상속인들 간의 실질적 형평을 해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해당 유증재산은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B씨가 부친에게서 2004년 증여받은 경기도 소재 부동산 등에 대해서는 누나인 A씨의 상속분이 인정된다고 보고 반환할 것을 명했다. A씨는 판결에 항소했다.

한편, 유류분이란 법이 정한 최소 상속금액으로, 특정인이 상속분을 독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77년 도입됐다. 망인의 자녀와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1,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1씩 각 보장받는다. 망인의 증여로 인해 유류분 권리자들의 상속재산이 유류분보다 적어졌다면 부족분의 한도 내에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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