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서 발 빼는 외국인… 한달만에 9.8조원 이탈

황혜진 기자 2023. 8. 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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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약속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경기가 악화하자 해외 투자자금이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부진한 경제지표에도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정부의 약속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점차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에서 9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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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째 순매도… 7년만에 최장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약속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경기가 악화하자 해외 투자자금이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부진한 경제지표에도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정부의 약속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점차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에서 9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홍콩증권거래소의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 투자 시장에서 해외 자본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해외 자본 순유입액이 지난달 24일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540억 위안(약 9조8685억 원) 증가했지만 이후 급감하면서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외국 기관 투자자들의 중국 채권 투자액도 지난달 370억 위안(6조7617억 원) 감소해 3조2400억 위안(592조1100억 원)으로 줄었다. 주식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17일 현재 9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6년 12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는 것은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데다 중국 당국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부재, 부동산 부문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의 확산 등 대형 악재가 쌓여 있는 까닭이다. 멍레이 UBS증권 중국 담당 전략가는 “해외 투자자들이 최근 경제지표들과 부동산 사태를 억제하려는 당국의 소극적인 조치들로 인해 (중국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8일 유급휴가 도입 등 소비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아직 개혁안 마련을 위한 여론 수렴 단계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는 위안화 환율에도 큰 부담을 줄 전망이다. 위안화 가치가 연중 최저치를 연이어 경신하는 등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해외 자금 이탈이 이를 부채질할 수 있어서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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