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사망자 111명…‘송전선 불꽃’ 원인 지목

김미향 2023. 8. 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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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명 이상이 숨진 하와이 마우이섬 대형 산불 발생과 관련해 전력회사가 화재 위험을 사전 감지했지만 전력 공급을 차단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2019년 마우이섬에 산불이 발생했을 때 이 회사가 송전선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음을 알았지만, 이후 조처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17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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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산불로 잿더미가 된 하와이 마우이섬의 한 도로에 17일 화재로 녹아내린 자동차들이 서있다. AFP 연합뉴스

111명 이상이 숨진 하와이 마우이섬 대형 산불 발생과 관련해 전력회사가 화재 위험을 사전 감지했지만 전력 공급을 차단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17일 하와이 최대 전력 공급업체 ‘하와이안 일렉트릭 인더스트리’의 송전선이 강풍에 끊기며 발생한 불꽃이 이번 산불 발생의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법적 책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불 발생 원인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국은 이 회사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전력을 차단하지 않은 점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마우이섬에서 위험 감지 센서망을 운영하는 한 회사는 화재 발생 몇 시간 전 주요 전력망에 결함이 있음을 감지했다고 당국에 밝혔다.

하와이안 일렉트릭 인더스트리는 지난 12일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거주하는 부부가 제기한 소송을 비롯해 현재 여러 건의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원고는 마우이섬에 강풍주의보와 적색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이 회사가 전력 공급을 차단하지 않았다며, 기상 악조건에서 화재 발생 위험이 있음에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와이 마우이섬에서는 지난 8일부터 대형 산불이 일어나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이 회사가 지금껏 산불 예방에 소홀했던 자료들도 드러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2019년 마우이섬에 산불이 발생했을 때 이 회사가 송전선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음을 알았지만, 이후 조처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17일 보도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이 회사가 산불 관련 대책에 투자한 금액은 24만5000달러(3억2700만원) 미만이었다며 신문은 비판했다.

이 회사 주가는 17일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20% 이상 폭락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70% 이상 하락해 13년만의 최저치라고 시엔엔은 설명했다.

피해가 극심했던 라하이나 일대는 산불이 현재 거의 진화된 상황이지만 피해 규모는 점점 늘고 있다. 17일 마우이 카운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사망자가 111명이라고 집계했다.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이는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지난 16일 시엔엔과의 인터뷰에서 “행방불명된 주민의 수가 여전히 1000명을 넘을 것”이라 말했다. 당국은 희생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애쓰며 실종자의 친지들에게 디엔에이(DNA) 샘플을 제공하도록 요청했다. 구조대는 폐허가 된 건물들의 잔해를 뒤지고 있지만 주검은 거의 알아볼 수 없고 지문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신원을 밝히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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