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탈북사실 숨긴 고모, 수용소서 고문당해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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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북한 정권이) 더는 죄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길 바랍니다."
김 씨는 증언 말미에 "나의 언어로 북한 정권에 한마디 하고 싶다"며 양해를 구한 뒤, 한국어로 "독재는 영원할 수 없다. 더는 죄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우리 북한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하면서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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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단 한 발에 쓴 돈
우리를 석 달간 먹일 수 있어
김정은 독재 영원할 수 없어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하길”
“독재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북한 정권이) 더는 죄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길 바랍니다.”
17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 회의에서 한 탈북민의 목소리가 한국어로 울려 퍼졌다. 한국외국어대에 재학 중인 김일혁 씨는 이날 6년 만에 열린 안보리 북한 인권 관련 회의에 시민사회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북한의 인권 침해와 자신과 가족이 겪은 참상을 생생히 증언했다.
김 씨는 영어로 한 증언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는 인권도, 표현의 자유도, 법치주의도 없다”면서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은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 죽을 때까지 노역에 시달린다”고 폭로했다. 또 “북한이 미사일 단 한 발에 사용하는 돈이 우리를 석 달간 먹일 수 있다”며 주민을 돕기 위한 정책이 전혀 없다며 북한 정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 씨는 2011년 가족과 함께 탈북한 뒤 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해 고발하는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어릴 적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농사에 동원됐고, 땀 흘려 기른 작물은 수확 후 대부분 군대로 갔다고 회상했다. 또 본인의 탈북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모가 어린 자녀와 헤어진 채 정치범 수용소에서 수개월간 고문과 구타를 당한 뒤 수용소에서 숨진 사실도 고발했다. 그는 “고모가 체포돼 가족과 헤어질 때 조카 나이가 고작 3세, 5세였다”면서 “나의 행동으로 고모와 두 조카가 왜 그런 운명을 감내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김 씨는 증언 말미에 “나의 언어로 북한 정권에 한마디 하고 싶다”며 양해를 구한 뒤, 한국어로 “독재는 영원할 수 없다. 더는 죄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우리 북한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하면서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김 씨 발언 후 “오늘 우리는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을 세상에 알린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김 씨의 용감한 발언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를 향해 “당신은 북한 주민의 존엄성과 권리를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날 다른 이사국 대표들도 저마다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 용기 있게 증언에 나선 김 씨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에 우려를 표명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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