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응원이 가장 큰 힘… 최종목표는 다저스 1선발”

정세영 기자 2023. 8. 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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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입단 ‘脫고교급 투수’ 장현석 단독인터뷰
190㎝ 큰 키에 150㎞ 강속구
KBO 안거치고 빅리그 진출
교통사고로 우연히 인연맺은
이호준 코치가 “꼭 야구 해라”
격려해주는 말한마디에 입문
“지금 목표는 항저우AG 金”
마산용마고의 장현석이 지난 16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마산용마고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오른손으로 공을 튕기고 있다.

창원=글·사진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190㎝, 90㎏의 건장한 체구에 150㎞를 훌쩍 넘는 강속구,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 장현석(19·마산용마고)은 ‘탈(脫)고교급 투수’로 통한다. 고교야구 통산 성적은 21경기에 출전해 6승 3패, 평균자책점 1.85다. 최고 기대주 장현석은 최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주위에선, 빅리그 진출을 만류했지만 그는 확신이 있었고, 목표가 뚜렷했다. 바로 ‘명문구단’ 다저스의 1선발이다.

지난 16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마산용마고에서 만난 장현석은 “내 최종 목표는 항상 메이저리그였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이 조언을 해주셨다. KBO리그를 경험한 뒤 빅리그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했다. 걱정해준 모든 분이 고마웠지만, 꿈을 포기할 순 없었다”면서 “어머님께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셨다. 어떤 선택도 응원하겠다는 말씀에 힘을 냈다”고 덧붙였다.

장현석이 야구를 하게 된 데에는 현 LG 타격코치인 이호준과의 인연이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14년 마산상일초 4학년이던 장현석은 고향 팀인 NC를 응원하기 위해 마산구장을 찾았다. 그런데 선수 사인을 받는 과정에서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NC 선수였던 이호준이 차로 후진을 하다가 장현석의 발을 밟은 것. 이호준은 사고에도 울지 않고 씩씩하게 병원 진료를 받은 장현석에게 “너는 체구가 좋아 꼭 야구를 해야겠다”고 말했고, 장현석은 곧바로 부모님을 졸라 리틀 야구부에 들어갔다.

장현석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또래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경주중 2학년 때 이미 시속 130㎞ 후반대의 직구를 던져 선배들을 놀라게 했다. 지금의 키는 중학교 3학년 때의 키다. 모든 게 부모에게 남다른 유전자를 물려받은 덕. 학창시절 육상 대표로 뛰었던 어머니의 키가 174㎝, 태권도 유단자인 아버지도 키가 180㎝ 이상이었다.

장현석은 부지런하다. 시간을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 학교 수업과 훈련을 마치면 시외버스를 타고 약 2시간 거리인 부산으로 건너가 개인 레슨을 2∼3시간씩 받는다. 레슨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자정을 넘기기 일쑤지만 유튜브로 빅리그 최고 레벨 투수들의 투구폼을 분석한다. 최근엔 자신과 투구폼이 비슷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푹 빠져 있다.

장현석은 고교 1년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 때문인지 또래보다 일찍 철이 들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차로 자신을 등교시켜주는 어머니, 초등학교 5학년인 늦둥이 여동생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장현석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야구를 더 악착같이 했다. 엄마에게도 듬직한 아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꼭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해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석은 다저스의 상위 30위 유망주 랭킹에서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우선은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내년 시즌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메이저리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야 한다. 장현석은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투수 육성을 가장 잘하는 팀이다. 체계적으로 관리받고 몸을 만들면 실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현석은 지난 14일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제 팀 선배가 된 클레이턴 커쇼와 다르빗슈를 언급했다. 둘은 빅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특히 커쇼는 다저스의 에이스로 사이영상을 3차례(2011년·2013∼2014년)나 받았다. 장현석은 “커쇼와 다르빗슈를 언급한 이유는 팀의 1선발들이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꼭 빅리그 1선발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현석은 다음 달 개막하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역대 최초로 고교생 신분으로 태극마크를 단 장현석은 “어떤 보직, 어떤 경기든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겠다”라며 “나라를 대표해 나가는 데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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