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삼각편대' SK온-포드-에코프로비엠, 1.2조 투자한다

김민성 2023. 8. 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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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양극재공장 공동건설…2026년 가동
SK온, IRA 대응 속도 높여…'분기흑자도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SK온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이 캐나다에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3사는 이번 합작 공장 건설을 통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마련하고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북미 지역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규정한 핵심 광물 요건을 충족해 세액 공제 혜택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양극재 삼각편대' 나섰다

SK온, 포드, 에코프로비엠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시 소재 호텔에서 양극재 공장 건립을 공식 발표했다. 3사는 베캉쿠아시 산업단지 내 27만8000㎡(약 8만4000평) 크기 부지에 합작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투자 금액은 총 12억 캐나다달러(약 1조1838억원)다. 

성민석 SK온 CCO (최고사업책임자)가 17일 (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 소재 한 호텔에서 열린 SK온-포드-에코프로비엠 양극재 합작공장 건립 발표 행사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SK온

캐나다 연방정부와 퀘벡 주정부도 지원을 약속했다. SK온에 따르면 캐나다 측은 총 6억4400만 캐나다달러(약 6353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 공장은 연산 4만5000톤 규모로 오는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된다. 에코프로비엠이 지난 2월 설립한 현지 법인 '에코프로 캠 캐나다'가 공장을 가동하고 SK온과 포드가 지분을 투자하는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시 산업 단지에 들어서는 SK온-포드-에코프로비엠 양극재 공장 조감도. / 사진=에코프로비엠

3사는 지난해 7월 양극재 생산시설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뒤 공장 건립을 위한 제반 사항을 협의해 왔다. 이번 합작 공장을 통해 북미 지역에서 소재-부품-완제품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성민석 SK온 CCO(최고사업책임자)는 "합작공장을 통해 SK온과 포드, 에코프로비엠은 북미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을 구축하게 됐다"며 "세 회사는 파트너십을 지속 강화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동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는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에 이어 캐나다에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첨단 양극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캐나다와 퀘벡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현지 채용 등 지역 경제 발전에도 공헌할 것"이라 말했다. 

IRA 타고 흑자전환 시동

SK온은 이번 합작 공장 건설을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한층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IRA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배터리에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한 핵심 광물을 사용해야 한다. 캐나다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 IRA 핵심광물 요건을 충족한다.

그동안 SK온은 IRA 대응 차원에서 북미 현지 배터리 소재 공급망 강화를 추진해 왔다. 최근 미국 광물 개발회사들인 우르빅스, 웨스트워터 리소스와 음극재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음극재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현지에서 음극재를 SK온 공장에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SK온 배터리 소재 공급망 구축 파트너십 / 그래픽=비즈워치

핵심광물 조달 외에도 SK온은 북미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적극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IRA 내 '첨단부품 제조 세액공제(AMPC)'에 따라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등 첨단부품을 생산하고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SK온은 현재 조지아주에 배터리 셀 단독공장 2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총 4개의 공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공장이 모두 완공된 후 SK온의 북미 연간 배터리 생산규모는 180GWh(기가와트시)로, 이는 전기차 170만대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업계에선 IRA 수혜를 통해 SK온의 분기 기준 흑자전환도 머지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SK온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 1315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을 2132억원 줄였다. 여기엔 1·2분기 IRA 세액공제 금액 1670억원이 포함돼 있다. 향후 북미 지역 공장을 여럿 가동할 계획인 만큼 세액공제 수혜분은 더 커질 전망이다. 

SK온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배터리 사업에 호조가 찾아오자, 최근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전망도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6일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조정 상각전 영업이익(EBIDTA)은 정유 사업 수익성 부진으로 지난해 5조원에서 올해 4조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배터리 사업의 추가 수익 성장에 따라 내년 다시 5조7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서 상당한 손실을 봤지만, 운영 효율성 개선과 대규모 세액 공제에 힘입어 향후 12~18개월 동안 사업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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