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너 맞지?"...전화 받은 신고자 '아연실색'
재작년 7월 근무하던 공인중개사무소를 그만두고 이직한 중개보조원 A 씨.
1년 동안 일하던 곳에서 허위 매물을 내놓거나, 무자격자가 중개사 명의를 빌려 계약 맺는 일을 목격한 뒤 부동산 거래 관련 신고를 받는 국토부 산하기관에 제보했습니다.
그런데 제보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자신이 신고했다는 사실을, 전 사무소 사람들이 알고 연락해왔습니다.
민원을 넘겨받은 구청 담당 공무원이 조사대상인 업체에 전화해 A 씨 이름을 알려줬다는 겁니다.
[민원 담당 공무원 : 제가 저번에 민원 처리하면서 000부동산에 000 님 이름 노출한 거 있잖아요. 제가 사과가 좀 부족한 것 같아서….]
이후, 전 사무소 직원들이 여러 차례 협박하고,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도 내부고발자라고 소문을 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는 게 A 씨 주장입니다.
[A 씨 / 민원 신고자 : 한 번 찾아오고 나니까 계속 찾아올까 봐…. 죽인다 하고, 뒤에서 담을 수 없는 말들도 많이 하고 이러니까 무서워서 일 못 했죠. (제 집 주소도) 알고 이렇다 보니까, 집에도 솔직히 잘 못 들어갔어요.]
이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 "내부고발자가 아닌 피해 세입자가 신고한 것으로 오해했고, 휴대전화 뒷자리만 알려줬을 뿐인데, 사무소가 전 직원인 A 씨를 특정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담당 공무원은 지난해 12월 A 씨 이름을 유출한 혐의가 인정돼 벌금 3백만 원이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구청에선 징계 없이 경고성 조치인 '훈계' 처분만을 받았고, 얼마 뒤 승진하며 다른 자치구로 옮겨갔습니다.
어렵게 공익성 제보를 했다가 곤란을 겪은 건 A 씨 사례뿐만이 아닙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엔 공공기관에 민원을 제기했더니 이름이 노출돼 곤욕을 치렀다는 경험담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이상희 /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소장 : 신분 유출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제보를 많이 못 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그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일을 해야 하는데….]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시민 개인정보를 고의로 유출한 공무원에 대해선 파면이나 해임 등 공직 퇴출도 가능하게 징계 지침을 강화했습니다.
민원 처리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구두경고 등 경징계 처분에 그치는 게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일단 한 번 신원이 노출되면 자칫 보복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고자 보호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책임도 강화해야 한단 지적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촬영기자:이수연
그래픽:유영준
자막뉴스:이선
#YTN자막뉴스 #공익신고 #정보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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