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위해 신장이식에 10년 간호한 子 상속받자…연락 끊긴 누나 소송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아픈 어머니를 위해 신장이식을 하고 10년 가까이 간호까지 해 온 남동생이 모든 재산을 상속받자, 연락 한 통 없던 누나가 유류분 소송을 걸었다.

18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최용호)는 최근 A씨의 누나가 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A씨는 원고에게 2천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류분은 상속재산 중 고인 의사와 상관없이 상속인에게 법적으로 반드시 남겨둬야 하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의미한다.

아픈 어머니를 위해 신장이식에 이어 10년 가까이 간호해 온 남동생이 모든 재산을 상속받자, 연락 한 통 없던 누나가 유류분 소송을 걸었다. [사진=픽사베이]

애초 A씨 누나는 2억800만원 상당의 유산을 돌려 달라고 소송한 점을 미루어 보아 사실상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준 셈이다. 또한 재판부는 소송 비용 90%도 A씨 누나에게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부친의 유언장에는 임대차 보증금 반환 채권 1억9천900만원과 서울 모처의 토지를 전부 A씨에게 물려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내용에는 지난 2010년부터 신장질환으로 투석을 해온 모친의 병세가 악화되자 A씨가 신장 이식해 준 사실과 이후 부친도 건강이 안 좋아져 이에 A씨가 직장을 관둔 뒤 부모의 병간호를 해온 상황 등 자세한 설명이 적혔다.

재판부는 "부친과 모친 모두 투병 생활을 하는 와중에 원고(누나)는 2010년 혼인 후 거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고, 막냇동생도 미성년자라 피고가 홀로 부양 의무를 감당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씨 누나가 혼인 뒤 투병 중인 부모를 부양했다거나, A씨를 도왔다고 볼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아픈 어머니를 위해 신장이식에 이어 10년 가까이 간호해 온 남동생이 모든 재산을 상속받자, 연락 한 통 없던 누나가 유류분 소송을 걸었다.(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이어 "이 사건 유증(유언에 따른 증여)에는 피고의 특별 부양에 대한 대가적 의미가 포함돼 있다"며 "이를 유류분 소송 대상에 포함한다면 오히려 공동상속인들 간 실질적 형평을 해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해당 유증재산은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지난 2004년 부친에게 증여받은 경기 성남시 부동산 등에 대해서는 누나의 상속분이 인정된다고 보고 반환을 명했다. A씨 누나는 판결에 항소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