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행 횡재세' 분위기 속 우리은행 3위 탈환 비법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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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의 수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내부적으로 '어닝 쇼크(Earning shock)'라고 평가할 만큼, 4대 금융지주 자회사 은행 중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다.
우리은행 실적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자이익의 증가율은 같지만 원화대출금 잔액은 감소한 우리은행이 수익을 포기했다고 보긴 힘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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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손희연 기자)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의 수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금융사뿐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8월 초 높은 금리로 얻는 이익에 대해 일시적으로 40%의 세금을 부과하는 일명 '횡재세(Windfall tax)'를 언급했다. 은행이 기존에 집행한 대출의 금리를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신규 대출에서 얻는 이익을 공유하는 일종의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컨센서스 하에서다.
국내는 이 같은 횡재세를 거론한 적이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기 직전까지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았던 적에도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 발맞춘 것이 전부다. 그러나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처음으로 '은행 횡재세'를 거론했다. 국내 도입을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었으나 '은행이 돈을 벌 만큼 벌었으니,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무언의 압박이었던 셈이다.
이런 상황서 가장 곤란해진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내부적으로 '어닝 쇼크(Earning shock)'라고 평가할 만큼, 4대 금융지주 자회사 은행 중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1조4천78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조5천55억원과 비교해 5.3% 줄었다.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7.9%나 증가했지만 수익이 뒷걸음질친 것이다.
우리은행 실적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익을 포기하고 사회에 환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실적 악화에 가장 큰 배경은 영업력 약화다. 은행의 주 수익인 대출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뒷걸음질 쳤다. 올해 상반기 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전년 동기 대비 0.03% 하락했다. 그렇다면 대출이 줄었으니 이자이익도 동반 감소했는가.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우리은행보다 한 발 앞서간 하나은행의 올해 상반기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으며, 이자이익은 7.9% 늘어났다. 이자이익의 증가율은 같지만 원화대출금 잔액은 감소한 우리은행이 수익을 포기했다고 보긴 힘든 대목이다.
금융당국의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자이익만 추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익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기업금융을 카드로 꺼내들었다. 지난 7월 선임 당시 '기업금융 명가의 부활'을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선임됐을 때부터 기업금융의 파이를 늘릴 것이라 공언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업 대출은 전년 말 대비 중소기업 1.8%, 대기업 1.1% 감소했다.
조병규 행장은 이 상황서도 17일 내부통제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실적 좋아질 것 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 제일 안좋았으니까.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횡재세 등이 거론되는 시점서 수익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횡재세라고 말하긴 좀 그렇고, 기업 쪽 신성장이랑 경제 발전하고 같이 가려고 한다"고 답했다. 결국 기업금융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말이다.
기업 신성장 분야나 수출 지원 금융도 단기간에 성과를 내긴 어렵다. 당장 수익 회복은 리테일(소매) 영업일 것으로 보인다. 수익 극대화를 위한 영업력 강화는 화(禍)를 불러올 단초들을 많이 남긴다. 영업 위주의 성과 지표(KPI)는 내부통제를 '두 마리 토끼'처럼 잡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
손희연 기자(kunst@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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