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들의 북캉스 “독립서점으로 휴가 간다”

2023. 8. 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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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제주도에 있는 독립서점으로 휴가 가려고요. 독립서점에서 2시간씩 책 읽고 나오면 힐링되는 기분이에요."

조용한 공간에서 점주가 추천한 책을 읽을 때면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 것 같아 앞으로도 휴가철마다 독립서점을 찾아다닐 계획이라는 게 권씨의 설명이다.

경남 거제시 한 독립서점에서 '책방지기'로 일하는 B씨도 "일부러 휴가를 맞아 서울에서 이곳까지 찾아오는 단골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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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점주 개성 담긴 소규모책방
자신에 맞는 큐레이팅 취향 공유

“이번엔 제주도에 있는 독립서점으로 휴가 가려고요. 독립서점에서 2시간씩 책 읽고 나오면 힐링되는 기분이에요.”

부산에 거주하는 권보미(24) 씨는 이번 여름 휴가 때 제주도의 한 독립서점을 방문할 계획이다. 권씨는 2년 전부터 서울, 속초, 포항, 광주 등 곳곳의 독립서점을 찾아다니며 북캉스를 보내는 재미에 빠졌다. 조용한 공간에서 점주가 추천한 책을 읽을 때면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 것 같아 앞으로도 휴가철마다 독립서점을 찾아다닐 계획이라는 게 권씨의 설명이다.

권씨는 “영화도 극장가서 보는 맛이 있듯 책도 서가에 둘러싸여서 읽는 맛이 있는 것 같다”며 “독립서점에서 책에 집중하는 시간만큼은 내가 충전되는 느낌이 든다”고 즐거워했다.

권씨처럼 휴가철을 맞아 독립서점을 방문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독립서점은 서점을 운영하는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소규모 책방이다.

18일 독립서점 소개 사이트 ‘주식회사 동네서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97개에 불과했던 독립서점은 지난해 815개로, 7년 동안 8.4배 증가했다.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이들에게도 매장 이용객들 중 젊은 세대가 흔하다는 공통된 의견이 나온다. 제주도 제주시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A씨는 “순수하게 읽을 거리를 찾아 나서는 젊은 손님들이 많이 찾아 온다”며 “전체 고객 중 40% 이상이 2030세대”라고 설명했다. 경남 거제시 한 독립서점에서 ‘책방지기’로 일하는 B씨도 “일부러 휴가를 맞아 서울에서 이곳까지 찾아오는 단골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는 독립서점을 찾는 이유로 ‘책 큐레이팅(우수한 책 소개)’을 꼽았다.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서점에선 판매 부수나 대중의 취향을 반영해 책을 진열하지만 독립서점은 점주가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책을 비치한다. 일반 온·오프라인 서점이 줄 수 없는 개성 있는 책 경험을 독립서점에서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방학마다 독립서점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대학생 신민철(21) 씨는 “독립서점마다 책방지기의 큐레이팅이 달라서 나오는 고유의 분위기가 있다”며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여기엔 어떤 책들이 있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씨도 “일반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책을 보게 되지만 독립서점에선 점주가 추천하는 책이나 독립출판물처럼 ‘흔하지 않은’ 책을 더 눈 여겨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독립서점이란 공간 자체가 휴식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휴가 뿐 아니라 평소에도 독립서점을 자주 찾는다는 오지은(26) 씨는 “모르는 사람들이 각자 독립서점에 와 책을 읽는 것이지만 ‘책’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점이 쉼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고 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책을 구매하는 행위부터 읽는 것까지 책과 관련된 과정 하나 하나가 젊은 세대에겐 자신의 정서적인 만족을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며 “이들에게 독립서점은 책을 매개로 주인과 취향을 공유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여겨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정·김영철 기자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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