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전지 상용화 걸림돌 ‘전해질’…10분의 1 두께에 밀도는 6배 높였다

이영기 ETRI 스마트소재연구실장 연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안정성 문제를 해결한 고체 전해질을 개발했다. 외부 충격에 약한 기존 전해질을 대신해 얇고 강한 막 형태다.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전고체전지의 상용화의 걸림돌로 여겨지는 전해질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했다. 외부 충격에 약한 단점을 보완하면서 에너지밀도도 높인 새로운 형태의 전해질 개발에 성공했다. 차세대 전지 기술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영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스마트소재연구실장은 고체 전해질과 고분자 섬유를 활용해 기존보다 두께는 10배 얇으면서 에너지밀도는 6배 가량 높은 전해질막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고체로 사용한다. 유기용매를 전해질로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성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방식으로 만들어진 전해질은 쉽게 깨질 수 있어 유연한 배터리를 만들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고체 전해질은 재료 입자를 높은 압력으로 압축해 수백㎛(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펠릿 형태로 만들어진다. 두께가 두껍고 높은 에너지밀도를 내기 어려워 전고체전지 상용화에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ETRI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충격에 강한 고분자 섬유 지지체를 활용한 막 형태의 고체 전해질을 개발했다. 넓은 면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공정에 적용할 수 있으면서 유연성도 높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고체전지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이온전도도가 높은 황화물계 전해질과 고분자 섬유 소재를 결합했다. 그 결과 기존 전해질보다 두께는 10배 얇으면서 이온전도성은 2배 높아졌다. 실제 전지에 적용했을 때 출력이 20% 가량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성도 우수해 고온·고전압 환경에 노출됐을 때도 정상적인 작동 상태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큰 용량을 가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전고체전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강석훈 ETRI 선임연구원은 “고체 전해질을 실제 전지에 적용할 때 공정적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고체 전해질막은 전고체전지의 에너지밀도와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기 실장은 ”딱딱하고, 두껍고, 작은 면적의 기존 고체 전해질을 대신해 얇은 두께와 유연성을 가지는 막 형태로 구현했다”며 “전고체전지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응용 재료·인터페이스’에 지난 5월 23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DOI: https://doi.org/10.1021/acsami.3c03466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 왼쪽부터 박영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 강석훈 선임연구원, 윤석윤 학생연구원, 최재철 선임연구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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