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이승정 한문연 회장 취임 ‘불승인’

이승정 한문연 당선인.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한문연)의 이승정 당선인의 회장 취임 신청을 반려했다고 18일 밝혔다.

문체부는 사무검사 결과, 정관 등에 명시된 범위를 벗어난 투표권 위임 사례가 발견됐으며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선거 의무 위반 정황에 드러나 당선인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문연은 전국 문화예술회관의 균형발전 및 상호 간의 협력 증진과 공연예술 유통, 국민의 문화활동 지원 등 문화예술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1996년 설립됐으며, 서울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등 전국 224개 문예회관을 회원기관으로 두고 있는 문체부 유관기관이다. 회장으로 선출되면 문체부의 승인을 받게 되어 있다.

논란이 된 건 지난해 8월 30일 치러진 회장 선거였다. 당시 이승정 회장은 연임에 도전했고, 10표 차이로 당선됐으나 다른 후보자가 이의 신청을 제기해 문체부는 지금까지 사무검사를 실시해왔다.

문체부는 회원 대표자가 다른 대표자에게 위임한 투표권을 또다시 위임한 ‘재위임’ 사례가 10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위임은 정관 등에 명시된 범위 내에서 엄격히 제한적으로 허용되어야 하는데 ‘재위임’은 정관 등에 명시된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 사무검사를 검토한 법률가들의 다수 의견이라는 게 문체부 주장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선거 직후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미 별도로 인정하지 않은 위임 5건을 포함하면 무효표가 총 15건에 해당한다고 했다. 문체부는 이 내용을 두 후보자에게 통보하고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총회에서 ‘재위임’ 인정 여부를 결정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한문연 측은 현재까지 총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또 선거관리위원회가 각 후보자에 대한 선거인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문을 전체 선거인에게 발송한 점이 공정선거의무를 명시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문체부는 “이번 회장 취임 신청 불승인과 동시에 기관의 정상 운영을 위해 재선거를 속히 추진할 것을 한문연에 통보했으며,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추진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