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 영장심사 막기 위한 국회 회기 안 연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이 대표의 영장심사를 막기 위한 국회 회기를 열지 않겠다”며 비회기 중 구속 영장을 청구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어제 네 번째 검찰조사를 받았다. 대선이 끝나고 일년 반이 다 되도록 대선 경쟁자를 상대로 전방위적 수사를 진행하는 이 상황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8월 임시국회 중 비회기 기간을 두는 것을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당내 계파 갈등을 극대화할 의도로 국회 회기 내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회기 내 영장이 청구되면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해야 한다.

비(非)이재명계에선 강성 지지층의 타깃이 되는 것은 물론,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거란 말도 나온다.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정하는 문제도 쉽지 않다. 향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연루 의원들이 줄줄이 구속될 수도 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하고 수사를 조속히 매듭짓기 바란다”며 “국민 통합과 정치 복원, 민생경제 회복에 여야가 힘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사법절차가 정당하고 신속하게 마무리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경제 위기가 심각하다. 이런 정치 수사, 조작 수사에 쏟을 에너지를 경제 위기 극복과 민생 회복에 쏟아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다만 ‘회기 중 영장이 청구되면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가’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가결하는 것도 고려하는가’ ‘체포동의안이 부결돼도 불체포특권 관련 입장은 그대로인가’ 등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는 이번이 네 번째다. 그는 출석을 앞두고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검찰은 회기 중 영장청구서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꼼수는 포기하고 당당하게 비회기 때 청구하라”는 입장문을 읽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입장문을 ‘노골적인 정치 선동’이라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혐의에 대한 해명은 없고 노골적 정치 선동만 가득한 입장문”이라며 “지금까지 민주당이 보인 사법 방해 행동은 누가 봐도 당당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 대표는 표리부동을 멈추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국민께 진정성을 입증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