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업체 "위안화 약세, 세계 경제에 큰 충격줄 수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안화 약세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헤지펀드 업체의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체 EDL캐피털은 이달 초 투자자 대상 발표에서 역외위안 가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면서 위안화 약세가 세계 시장을 요동치게 할 다음 '블랙스완'(검은 백조)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랙스완은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일단 일어나면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을 가리킨다.
스위스에 기반을 둔 이 업체는 운용자산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 수준이며, 거시경제 신호에 기반한 투자로 올해 8%가량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EDL캐피털 측은 위안화 약세 요인으로 미중간 공급망 분리에 따른 대중국 외국인 투자 감소 및 지정학적 긴장, 인도·베트남 대비 노동시장 경쟁력 약화 등을 꼽았다.
또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더디고, 중국의 실제 외환보유고도 공식 통계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위안화 약세는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에 따른 달러화 강세뿐만 아니라, 대형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물가·소매판매·산업생산·실업률 등 중국의 7월 경제지표가 줄줄이 부진하게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이 투자자들에게 신탁상품에 대한 지급 의무를 못하는 등 그림자금융 부실 문제도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최근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내린 데 이어 21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중 금리 격차는 2007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전날 장중 역내위안/달러 및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초 이후 가장 높은 7.3175위안, 7.3497위안을 찍었다.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5.5%가량 상승했다.
이후 일부 조정을 거쳐 한국시간 이날 오전 9시 40분 기준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7.2865위안,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7.2917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위안화 가치가 2007년 저점을 향해 가고 있다"면서 역내 위안/달러 환율이 7.3280위안을 넘을 경우 2007년 이후 최고가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환율 방어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위안화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마자빈 자만 등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전략가들은 "인민은행이 금융 안정 이슈를 야기할 수 있는 대규모 위안화 절하 위험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안화의 상당한 평가절하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단기적으로 역외위안/달러 환율이 7.4위안 부근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금융당국은 위안화 가치의 지나친 하락과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시장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고시환율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등을 통해 환율 방어에 나서고, 국영 은행들이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는 상황이다.
최근 인민은행이 시장예상치보다 낮은 고시환율 발표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날 오전 고시환율을 시장 전망보다 950핍(1핍=0.0001) 낮게 발표할 경우 2018년 집계 시작 이후 시장 전망과의 격차가 가장 커진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ANZ 전략가들은 "인민은행이 지속적으로 기대보다 강한 환율을 고시하고 있지만 위안화 조정을 용인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위안화를 희생하면서 성장을 지지할 필요성을 우선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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