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득 상위 10%가 전체 온실가스의 40% 배출”

미국 소득 상위 10%에 속하는 이들이 미국 전체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40%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유층이 소유한 거대한 집과 개인 제트기, 이들이 투자한 회사가 사용하는 화석 연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엄청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결과다. 이에 연구진들은 소득 및 주주 기반 과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학 재러드 스타 교수가 속한 연구팀은 이날 과학저널 ‘플로스 기후’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10%, 즉 연간 약 17만8000달러(약 2억3800만원) 이상을 버는 가계가 미국 전체 온실가스의 40%를 배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소득 상위 1%(연간 소득 55만달러·약 7억3585만원)인 가구는 미국 전체 온실가스의 15~17%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세 루이스가 섭씨 43도가 넘는 27일 간의 폭염 속에서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연구팀은 “소득 상위 0.1%인 가구는 소득 하위 10%인 가구가 평생 배출할 양의 온실가스를 하루에 만들어 낸다”고 덧붙였다. 소득 상위 0.1%에 속한 이들은 자산을 금융, 부동산, 보험, 제조업, 광업, 채석업 등에 투자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30년간의 데이터를 이용해 미국인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가계 소득의 연관 관계를 따졌다. 이를 위해 기업이 일으키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기업의 공급망 안에서 이뤄지는 온실가스까지 추적했다. 이를 500만명 이상의 미국인 인구 통계, 소득 데이터와 연결해 분석했다.

스타 교수는 “우리가 먹는 음식, 운전하는 차, 사는 옷 등 사람들이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춘 탄소세는 극도로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에게 불평등하게 부과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타 교수는 “소득 및 주주 기반 과세 등을 통해 기후변화로 많은 이익을 얻는 미국인들이 산업·투자를 탈탄소화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이 많은 사람이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소득이 적은 사람보다 더 많이 배출한다는 연구는 과거에도 나온 바 있다. 비영리단체 옥스팜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억만장자들이 일으키는 온실가스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를 제외한 사람들이 배출하는 양보다 100만 배 더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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