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인 줄 알고 안락사시켰는데… 멸종위기종 ‘삵’이었다고?

현화영 2023. 8. 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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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 목장에서 약 20년간 사육돼온 암사자 '사순이'가 탈출 1시간여 만에 '사살'된 가운데,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가 부상 당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삵'을 임의로 안락사한 사실이 알려져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강원도 태백시의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생후 60일 미만의 어린 삵이 안락사됐다.

그런데 관련 정보가 시스템에 공개된 이후 안락사 당한 동물이 고양이가 아니라 삵이었단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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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소 측 “하반신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골절. 내장서 구더기가 쏟아질 만큼 괴사 진행. 수의사 판단에 따라 안락사 집행한 것”
지난 15일 강원 태백 창죽동 일대에서 발견된 삵. 태백시 제공
 
민간 목장에서 약 20년간 사육돼온 암사자 ‘사순이’가 탈출 1시간여 만에 ‘사살’된 가운데,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가 부상 당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삵’을 임의로 안락사한 사실이 알려져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강원도 태백시의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생후 60일 미만의 어린 삵이 안락사됐다. 삵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환경부가 1998년부터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삵은 전날인 15일 오후 6시쯤 2차선 도로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한 채 발견됐다. 자동차 바퀴에 하반신이 짓이겨진 것으로 추정됐다.

다친 삵을 처음 발견해 신고한 A씨는 삵을 생김새가 비슷한 고양이로 오인, 태백 유기동물보호소에 구조요청을 했다.

구조 당시는 휴일 늦은 오후여서 문을 연 동물병원이 없어, 센터 측이 하루 동안 보호했다. 이튿날 삵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안락사’ 조치됐다.

그런데 관련 정보가 시스템에 공개된 이후 안락사 당한 동물이 고양이가 아니라 삵이었단 사실이 밝혀졌다.

멸종위기종 포획 시 야생동물구조센터나 환경부 지정 동물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해야 하며, 허가 없이 죽이는 경우에는 처벌받을 수 있다.

동물보호소 소장 B씨는 “진료 결과 하반신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골절됐으며 이미 내장에서 구더기가 쏟아질 만큼 괴사가 진행돼 손쓸 수 없었다”라며 당시 삵의 상태를 전했다.

이어 “고통을 최소화해주기 위해 수의사 판단에 따라 안락사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B씨는 자신의 연락처가 온라인상에 노출돼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포와 연락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실제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구조센터는 강원대 수의과대학으로 200km 떨어진 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4일 오전 경북 고령군의 한 민간목장에서 키우던 암사자 사순이가 관리자가 먹이를 준 뒤 청소를 하기 위해 우리로 들어간 사이 열린 문 틈으로 탈출했다 1시간10분 만에 경찰과 구조당국에 의해 사살되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사순이는 국제멸종위기종 2급인 ‘판테라 레오’ 종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카라 등 동물단체들은 “사람 손에 길러져 사람을 잘 따르는 사자였고 별다른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는데, ‘맹수’라는 이유로 숙고 없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야 했다”라고 맹비판했다.

경찰은 “암사자가 나무 뒤쪽에 있어 마취총이 오발 날 가능성도 있었다. 마취총에 맞더라도 바로 쓰러지는 것도 아니어서 사자가 도주했을 경우 민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라고 사살 경위를 설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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