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휴게소 청부살해사건…'불륜·처녀행세' 피아니스트 아내가 배후

신초롱 기자 2023. 8. 1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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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발생한 용인휴게소 청부살해사건 배후가 피해자의 전 부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방송된 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 건'에서는 용인 휴게소 청부 납치 살인사건 배후의 실체가 공개됐다.

하지만 피해자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피해자는 검은색 안대로 눈이 가려지고 손이 결박된 채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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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 건'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9년 전 발생한 용인휴게소 청부살해사건 배후가 피해자의 전 부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방송된 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 건'에서는 용인 휴게소 청부 납치 살인사건 배후의 실체가 공개됐다.

지난 2014년 1월4일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용인휴게소 주차장 화물차 주차구역에서 한 남성이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며 승용차 문을 열고 나오려 했지만, 범인들은 남성을 다시 차에 가둔 뒤 휴게소를 빠져나갔다.

목격자는 승용차의 차종과 번호판을 정확히 기억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고속도로 순찰대는 승용차를 발견하고 뒤쫓기 시작했다.

당시 폐쇄회로(CC) TV 영상에는 150㎞ 속도로 질주하는 괴한들의 차량이 그대로 담겼다. 순찰차는 30분 동안 이들을 뒤쫓았다.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에서 시작된 추격적은 원주 중앙고속도로에서 겨우 끝이 났다.

하지만 피해자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사인은 왼쪽 허벅지 동맥 절단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밝혀졌다. 피해자는 검은색 안대로 눈이 가려지고 손이 결박된 채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다.

범인은 3명이었고, 주범격인 이모씨는 피해자의 허벅지와 사타구니쪽을 세 번 정도 찌르며 차로 밀어넣었다. 사실상 흉기는 허벅지를 거의 관통했고, 피해자는 "살려달라" "몸이 뜨겁다" "물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 건' 갈무리)

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공연예술가 채씨(41·남)였다. 경찰은 "이씨가 시키는 대로 한 거다. 난 아무것도 모른다"는 공범들의 말을 토대로 이씨를 집중 추궁해 "누가 시켜서 한 건 맞다"는 진술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씨는 의뢰인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절대 말할 수 없다"며 침묵을 지켰다. 경찰은 압수한 물품인 대포폰의 통신내역을 조회했고, 특정 번호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던 정황이 포착됐다.

의뢰인은 피아니스트이자 오케스트라 음향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던 40세 여성 이씨였다. 그는 몇 년 전까지 채씨와 사실혼 관계였던 전 아내였다.

이씨는 "채씨가 갚아야 할 돈 1억원을 대신 받아달라고 했을 뿐 살해해달라고 하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실제 두 사람 사이에서 채무 관계가 있었던 사실이지만, 채씨의 가족들은 이씨가 채씨에게 갚아야 할 돈이 있다고 주장했다.

결혼 전 이씨는 두 자녀가 있는 기혼녀임에도 처녀인 척 행세하며 채씨를 유혹해 결혼했다. 결혼 후에도 이씨는 채씨의 자금에 몰래 손을 댔다.

채씨는 이씨의 과거를 비롯해 그가 다수의 남자와 내연 관계를 유지하고 불륜 및 호화 사치 생활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실혼 관계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이씨는 자신의 사생활이 알려질까 봐 채씨를 납치해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이씨는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채씨의 사망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다"고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에서 형량이 13년으로 올랐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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