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년 전 ‘공룡 알’ 속 웅크린 배아…오리 닮은 부리 ‘쑤욱’

곽노필 2023. 8. 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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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꼴 모양의 오렌지기공버섯이 생태 및 진화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비엠시 생태와 진화'(BMC Ecology and Evolution)의 사진 공모전에서 올해의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과학자들이 연구 과정에서 포착한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사진 공모전은 올해 3회째로 4개 부문에 걸쳐 심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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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BMC’ 사진 공모전 수상작
알 속의 공룡 배아. 디지털 작업을 거친 이미지.  bmc

고목에 핀 오렌지빛 꽃일까?

부채꼴 모양의 오렌지기공버섯이 생태 및 진화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비엠시 생태와 진화’(BMC Ecology and Evolution)의 사진 공모전에서 올해의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과학자들이 연구 과정에서 포착한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사진 공모전은 올해 3회째로 4개 부문에 걸쳐 심사를 진행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열대우림의 고사목에서 자란 오렌지기공버섯. BMC

오스트레일리아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입종 가운데 하나인 오렌지기공버섯은 갓의 지름이 5~30mm로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사람을 따라 전 세계로 서식지를 넓혀갔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선 침입종이 이 나라 생물종의 82%를 멸종 위기에 빠뜨렸다고 한다. 사진 속의 버섯은 오스트레일리아 열대우림 고사목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연구현장 부문 1위 수중탐사장비. BMC

연구현장 부문 우승작은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해양공원의 수중 원격조종 탐사장비다. 이 탐사장비는 다이버가 직접 가기 어려운 깊이의 바다 생태를 조사하는 데 쓰인다.

심사진은 이 사진에 대해 “선명한 이미지로 역동적인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며 “생태 연구의 본질을 잘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지구보호 부문 1위 ‘지속가능한 양봉’. BMC

지구 보호 부문 우승작은 아프리카 기니에 있는 침팬지보호센터의 지속가능한 양봉 프로젝트의 한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양봉 프로젝트는 꿀 채취를 목적으로 한 산림 파괴를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수익의 일부는 침팬지 보호에 쓰인다.

심사진은 “지구를 보호하면서도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는 윈-윈 상황을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좀비 곰팡이에 기생하는 곰팡이

행성 및 균류 부문 1위는 좀비 개미 곰팡이의 자실체에 기생하는 곰팡이다. bmc

식물과 균류 부문 우승작은 좀비 개미 곰팡이의 자실체에 기생하는 곰팡이를 찍은 사진이다.

작가는 “좀비 개미 곰팡이는 전 세계 숲에서 발견되는데 이 숲에는 이들에 기생하는 곰팡이는 물론 이들을 잡아먹는 곰팡이도 함께 서식하고 있다”며 “과학자들은 최근에야 이 매혹적인 곰팡이의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생태학 부문 우승작은 7200만~6600만년 전 백악기 말기의 적색퇴적암층에서 발견된 알 속의 하드로사우루스 배아다. 하드로사우루스는 오리와 같은 부리를 가진 공룡이다. 

알 속의 공룡 배아. 디지털 작업을 거친 이미지.  bmc

하드로사우루스가 낳은 알은 처음엔 아주 작았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커졌는데, 이는 새끼가 좀 더 성숙한 발달 단계에서 태어났음을 뜻한다.

이밖에 각 부문의 2위작은 다음과 같다.

연구현장 부문 2위는 해안에 떠밀려온 혹등고래의 사체를 부검하는 모습이다. bmc
지구 보호 부문 2위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모오레아에서 흑기흉상어 새끼를 방류하는 장면이다. bmc
식물과 균류 부문 2위는 기생 곰팡이에 먹혀버린 거미다. bmc
고생태학 부문 2위는 긴 목과 꼬리를 가진 용각류 공룡 디플로도쿠스의 혈관이다. bmc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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