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7년 1억5000만 달러? SD가 큰 고민에 빠졌다… 두 가지 걸림돌이 떠올랐다

김태우 기자 2023. 8.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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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 시장에서의 대박이 예상되고 있는 김하성
▲ 김하성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은 2024년 시즌으로 끝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 지역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지난 8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팀에 오래 잔류시키려면 대폭의 연봉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김하성의 계약 기간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샌디에이고가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 상황임을 지적한 것이다.

김하성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 총액 2800만 달러(약 375억 원)에 계약했다. 연 평균 700만 달러 수준이다. 키움에 지불한 포스팅 금액과 인센티브 규모를 고려하면 샌디에이고의 총 투자 규모는 이보다는 조금 더 크다. 당시까지만 해도 확고한 내야 주전 선수들이 있는 샌디에이고가 ‘중복 투자’를 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했다. 그러나 김하성은 이미 샌디에이고의 투자 금액을 모두 안겨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반으로 계산했을 때, 김하성은 첫 해 390만 달러, 그리고 지난해 2930만 달러 수준의 가치를 팀에 제공했다. 물론 이 계산이 정확한 것은 아니겠지만 올해 대활약을 고려하면 이미 샌디에이고는 본전을 뽑고도 남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김하성의 선수 가치가 크게 뛴 만큼 잡으려면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와 김하성은 5년차 상호 옵션이 있으나 김하성이 이를 실행할 가능성은 제로다. 2024년 시즌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와 생애 마지막 대박을 노려볼 것이 확실시된다. 사실 FA 자격을 얻으면 원 소속팀은 우선권을 상실하고, 실제 대다수의 FA 선수들의 원 소속팀 잔류보다는 타 팀 이적을 선택한다. 그래서 확실하게 잡을 선수는 FA 자격을 얻기 전 미리 연장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김하성은 내년 29세고, 아직 전성기에서 3~4년을 더 보낼 수 있는 선수다. 이제 곧 서른을 앞두고 있지만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그렇다면 최소 4년 이상의 계약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3년 단기 계약은 연 평균 금액이 어마어마하게 높지 않은 이상 김하성 측에서 단칼에 날려버릴 가능성이 크다.

▲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게 투자한 원금을 이미 모두 회수했다
▲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잡으려면 FA 자격 취득 전 연장 계약을 하는 게 현명한 길이다 ⓒ연합뉴스/AP통신

올해 수준의 성적이라면 연간 2000만 달러 이상의 값어치가 충분하다. 최근 유격수들의 시세를 봐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5년 이상의 계약이라면 1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심지어 지역 매체인 ‘이스트빌리지타임스’는 7년 1억5000만 달러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의 팀 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문제가 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가치를 잘 알고 있고, 김하성 또한 샌디에이고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첫 번째 문제는 샌디에이고가 이미 다른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초장기 계약이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와 같은 선수들이 그렇다. 샌디에이고의 올해 팀 연봉은 2억5000만 달러를 훌쩍 넘는 리그 3위 수준이다. 부유세(사치세) 문턱에 있다.

여기에 후안 소토(25)를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도 거세지고 있다. 소토는 리그 최고의 출루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올 시즌 초반 부진해 의심을 모으기도 했으나 어느덧 출루율(.408) 4할 고지를 회복했고, OPS(출루율+장타율) 또한 0.908로 리그 평균보다 53%나 더 좋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올라올 선수는 올라온다’는 명제를 실현하고 있다.

그런 소토는 이미 워싱턴의 15년 총액 4억4000만 달러(약 5894억 원)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고, 더 큰 금액을 베팅할 여력이 없었던 워싱턴은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소토를 워싱턴으로 트레이드해 유망주를 챙겼다. 즉,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소토는 이 이상의 계약을 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샌디에이고의 팀 페이롤 구조를 볼 때, 소토를 잡는 것조차 버거운 일이 될 전망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블레이크 스넬과 조시 헤이더를 잡지 않는다고 해도 소토 하나만으로도 문제가 되는 샌디에이고다. 김하성의 계약도 급하지만, 어쨌든 선수 가치는 소토가 더 높은 게 사실이다. 소토가 ‘0순위’가 될 확률이 높은 셈이다. 소토를 잡는다면 김하성에게 연간 1500만 달러 이상을 주는 건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 총액 기준 5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원할 전망인 후안 소토
▲ 샌디에이고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격수 유망주인 잭슨 메릴의 자리도 생각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유망주가 밑에서 치고 올라오고 있다. 팀 내 최고 유망주였던 CJ 에이브람스(워싱턴)를 소토 트레이드 당시 넘긴 샌디에이고다. 김하성을 믿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유망주 유격수인 잭슨 메릴(20)의 데뷔 시점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메릴은 메이저리그 전체 9위, 팀 내 2위 유망주다. 톱클래스다. 올해 스프링트레이닝에서도 비교적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024년 콜업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릴은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가지고 있다. 3할이 가능하다는 호평까지 나온다. 여기에 파워도 만만치 않고, 수비와 주력에서도 모두 평균 이상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김하성과 같은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런데 유격수는 이미 11년 계약을 한 잰더 보가츠가 있고, 3루는 매니 마차도의 자리다. 메릴을 쓰려면 현실적으로 2루수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데, 김하성이 있면 메릴 또한 애매한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에이브람스처럼 메릴도 트레이드하자니 너무 미래를 등한시하는 그림이 될 수 있다. 메릴을 제외하면 중앙 내야에 특급 유망주가 더 있는 것도 아니라 이 선수는 지키고 볼 가능성이 크다. 소토를 포기한다면 김하성과 계약 여력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다면 김하성은 포기하고 메릴을 전략적으로 키우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어쩌면 부유세 압박에 소토와 김하성을 다 포기하고 팀 페이롤 정비에 나설 가능성도 제법 있다.

물론 샌디에이고의 선택이 어쨌든 김하성은 FA 시장에 나가 거액을 받으면 되니 금전적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은 적다. 리그에 중앙 내야수 수요는 항상 넘쳐나고, 2024-2025 FA 시장은 또 특급 유격수가 부족하다는 점도 있다. 김하성의 대박은 샌디에이고와 함께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일 공산이 크다.

▲ 김하성을 둘러싼 샌디에이고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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