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휴게실 의무화 1년…여전히 ‘열악’
[KBS 대전] [앵커]
노동자들의 휴게실 설치를 의무화한 지 일 년이 됐지만 현장은 여전히 열악하기만 합니다.
오늘부터는 그동안 유예됐던 50명 미만 사업장에도 휴게실 설치가 의무화되는데 준비도 부족해 보입니다.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대학에 설치된 청소 노동자들을 위한 휴게실입니다.
계단 아래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보기에도 좁은 공간이 나옵니다.
에어컨은커녕 환기를 위한 창문 하나 없습니다.
[청소 노동자 : "냄새도 나고 환기가 안 되니까. 거기 들어가면 더 더워요. 들어갔다가 안 쉬고 앉아있다가 나와요. 물 한 모금만 마시고."]
이 아파트 경비원 휴게실은 각종 배관이 설치된 지하에 있습니다.
합판을 얼기설기 붙여 마련했는데 배관 사이에 고무호스를 연결해 물을 받아 쓰고 있습니다.
[강영도/아파트 경비원 : "지상으로 끌어 올려서 충분한 햇볕도 받고 유리창이 넓은 공간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상시 노동자 50명 이상 사업장에 휴게실 설치를 의무화한 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됐지만 바뀐 건 많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50명 미만 사업장도 휴게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대전시노동권익센터가 관내 해당 사업장 310곳을 표본 조사했더니 1/3이 아직 휴게실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온전한 휴게 공간을 보장하라! 보장하라! 보장하라!"]
시민단체는 민간에만 맡겨두지 말고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마련해 휴게실 설치를 지원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휴게실이 제대로 설치가 됐는지 철저한 점검이 뒤따르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를 피하기 위한 '무늬만 휴게실'이 판을 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화면제공:시청자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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