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주부에서 예술가로’ 이춘희 작가
[KBS 전주] [앵커]
지역 문화가를 일구고 있는 문화예술인을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정부의 문화도시로 지정된 완주에서는 문화예술을 경험할 기회가 많은데요.
완주에서 주부로 살아왔던 한 여성이 화가로 변신해 소외된 지역 문화 예술에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그림 동아리 회원들이 밀짚모자를 색색깔로 꾸밉니다.
뙤약볕 아래에서 일할 농민들에게 나눠 줄 모자입니다.
[김인정/완주 '물푸레 그림 동아리' 회원 : "그림도 못 그리고 해서 처음에는 별로 참여 의지는 없었는데 저번에 한번 참여해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재밌고 이것(모자)은 시골에서는 꼭 집집마다 필요한 거라서…."]
이 모임을 이끄는 사람은 20여 년 전 완주로 귀촌한 이춘희 작가.
전문 화가에게 그림을 배운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문화 예술이 닿지 못하는 곳을 찾아가 그림을 가르치며 재능 기부도 하고 있습니다.
[이춘희/화가 : "'그림이 뭐 돈이 나와?' 우스운 소리로 그렇게 농담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내가 너무 행복하다고 그러면 말을 못해요. 작은 것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다 보니까 제가 어렵고 힘든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미술을 따로 전공한 적도 없는 중년의 주부는 그림을 배운 뒤 완전히 다른 인생 후반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50대 넘어 늦게 시작한 그림이지만, 여러 전시회에도 작품을 내고, 전북미술대전에도 입선할 만큼 실력이 늘고 있습니다.
[이춘희/화가 : "저한테는 진짜 선물 같은 것 같아요.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줬고 제가 산소 같다고 표현을 했거든요. 작은 숨을 쉴 수 있는 그런 것 같아요."]
붓을 들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늦깎이 화가.
예술가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세웠습니다.
[이춘희/화가 : "제가 조금 더 실력이 되면 멋진 하늘 구름을 그려보고 싶어요. 꼭 올해 작지만, 개인전 한번 해보고 싶어요."]
때론 팍팍하고 별다를 것 없는 중년의 시골 주부 일상에 찾아온 그림이라는 신세계.
작가로서 그림 세계를 구축하고 역량을 보여주려는 이춘희 작가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VJ 이현권/종합편집:최승리/문자그래픽:전현정
이수진 기자 (elpis1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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