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잃어버린 마을’서 어린이 희생자 발견
[KBS 제주] [앵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을 소재로 한 영화 '지슬'은 당시 군경 토벌대의 초토화 작전으로 사라졌던 마을이 배경인데요.
이 마을 터에서 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어린이 유해 2구가 나왔습니다.
나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4·3사건 당시를 흑백 영상으로 유려하게 표현해 선댄스 영화제 대상을 받은 영화 '지슬'.
군경 토벌대의 초토화작전을 피해 마을 동굴에 숨은 주민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다에서 5km 밖에 있으면 다 폭도라고 할테니 (산에서) 안 내려오면 죽이겠다고 하는 거예요, 이거."]
하지만 주민들은 결국 토벌대에 발각돼 희생됩니다.
지금은 흔적만 남은 잃어버린 마을 '삼밭구석'입니다.
이곳에서 4·3당시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습니다.
발굴된 유해는 팔·다리 등 사지뼈가 없는 두개골 2구인데, 모두 어린이로 추정됩니다.
[박근태/4·3유해발굴 조사자 : "유치가 이탈되지 않고 영구치가 안에 있는 상태, 그래서 저희가 학계에서 치아를 보고 판단할 때는 7세~10세 정도 되는…."]
이번 유해발굴은 20년 전 농지를 정리하며 유해를 봤었다는 토지주의 증언 덕에 가능했습니다.
[신원홍/유해발굴지 제보자 : "(4·3)당시에 어떻게 총을 맞았든지 해서 여기는 다 급하니까 제대로 묘를 못 쓰거든. 그렇게(임시 매장)한 게 아닌가…."]
이곳 서귀포시 안덕면 지역에서 4·3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4·3 당시 희생된 10살 미만 어린이는 8백여 명.
유족회는 발굴현장에서 운구 제례를 올리며 어린 희생자들을 위로했습니다.
[김창범/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 "오늘 우리가 이 정성을 모으는 까닭은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넋이나마 편안히 모셔드리자는 데 있사옵니다."]
4·3평화재단은 발굴된 유해에서 DNA 시료를 채취하고, 유전자 감식을 통해 가족을 찾을 계획입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나종훈 기자 (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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