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모티브→'대리모' 대사 충격"..'아씨두리안' 한다감이 밝힌 '임성한 월드'[인터뷰 종합]
[OSEN=김나연 기자] 배우 한다감이 ‘아씨 두리안’을 끝마친 소감을 밝혔다.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는 TV CHOSUN 주말드라마 ‘아씨 두리안’에서 이은성 역을 맡은 배우 한다감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13일 종영한 ‘아씨 두리안’은 조선시대 양반집의 두 여인이 시간 여행을 통해 2023년 현재의 남자들과 얽히게 되는 판타지 멜로드라마. 한다감은 “시원섭섭하다. 어느 작품을 할 때마다 ‘이 긴 시간이 언제쯤 마침표를 찍을까’하는 생각을 하는데, 눈 깜짝할 새 마침표를 찍은 것 같다. 준비과정, 촬영기간, 끝날때까지 힘들었지면 끝날땐 아쉬움이 많다”고 소회를 밝혔다.
임성한 작가는 함께한 배우들조차 그와 실제 만난적이 없을 정도로 베일에 싸인 인물. 한다감은 “작가님을 뵌 적은 없고, 연락 오셔서 합류하게 됐다. 아직 전화번호도 모르고 통화한적도 없다. 예전부터 임 작가님 작품을 하신 분들한테 ‘만나본적 있지?’라고 물으면 진짜 다 모른다더라. 저는 그게 거짓말일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로 한 번도 얼굴을 보여주신 적 없다. 촬영 중간에 케이터링 음식 차를 한번 보내주신 적 있지만, 그러고 나서는 끝날때도 얼굴을 보여주신 적 없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이 임성한 작가와의 첫 만남이었던 한다감은 “임성한 작가님의 대본이 어렵다 보니 다른 작품에 비해 더 많이 읽었고 분석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캐릭터의 영혼을 제 안으로 끌어당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조금이라도 작가님과 캐릭터에 누가 되지 않게 긴장을 많이 했고, 나름대로 이은성을 완벽히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내면적으로 신경 쓰고 긴장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은 ‘피비 월드’라고 칭해질 정도로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다. 임성한 작가 역시 작품에 대해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연기하는 배우에게는 난이도가 높기로 정평이 나있다. 한다감은 “배우들이 임 작가님 작품을 할때 ‘임성한스럽게’ 연기해야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저는 나름 연기를 하면서 한다감이라 연기할 수 있는 틀 안에서 자유롭게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너무 얽매여서 연기하지 않았다. 어차피 대사의 톤은 임 작가님 대사라 어쩔 수 없지만, 디테일한 표정 연기는 제가 조금 더 ‘한다감 스타일’을 가미해서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성한 작가로부터의 피드백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모든 전달사항은 연출부를 통해서 얘기했다. 초반에 제일 많이 얘기한게 머리스타일 때문이었다. 앞머리를 내렸지 않나. 평소 해보지 않은 스타일이라 많이 우왕좌왕 했다. 작가님이 ‘1cm만 앞으로, 뒤로’ 이런 얘기를 디테일하게 해주셨다. 그래서 연출부랑 머리 볼륨, 길이, 이런걸 많이 커뮤니케이션 했는다”고 밝혔다.
특히 이은성 캐릭터의 앞머리를 김건희 여사처럼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감은 “김건희 여사님 사진이 처음부터 왔다. ‘이 머리, 이 스타일, 이 의상으로 해달라’고 얘기해서 그 사진 받고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 제가 그 얼굴이 아니라 제 얼굴로 맞춰서 헤어를 많이 연구 했다. 사실 다른 인물은 생각하지 않았고, 그 분만 생각하고 연구 많이 했다. 처음엔 어색하긴 했는데 하다 보니 괜찮더라”라고 설명했다.
한다감은 연기하며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부분을 묻자 “대본이 일반적인 대본이 아니다. 배우들이 드라마 대본을 받을 때 정해져 있는 규칙이나 형식이 있다. 그에서 벗어난 경향이 조금 있다. 한 번 봐서는 이해 못 하는 것들이 많다. 정말 디테일하게 써 있다. 예를 들어 ‘물컵 2/3잔에 큰 얼음 하나’ 같이 소품 하나하나까지 써있고, ‘대사 한 줄 하고 물 마시고, 이 대사를 하며 왼쪽 얼굴을 본다’는 지시사항이 디테일하게 써있어서 그런걸 이해하고 촬영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뿐만아니라 과거와 현재 시점이 오가는 것을 이해하는 것 또한 어려웠다고. 한다감은 “모든것 들이 많이 봐야 이해 할 수 있는 대본이지 않았나 싶다. 처음엔 ‘이게 뭐지?’했는데 계속 보니까 나중에는 괜찮아졌다”며 “워낙 유명해서 아시겠지만, 대사를 토씨 하나 틀리면 안 된다. 한 글자도 바꾸면 안 된다. 처음에는 그것 때문에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 당연한듯 익숙해져서 본인들 스스로 대사를 틀리면 ‘다시할게요!’ 하고 다시했다”고 전했다.
대사의 양이나 그런 것들에 있어서 지금껏 한 작품 중 “단연코 초 고난이도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그는 “저야 당연히 또 불러주신다면 감사하다. 그런데 얼굴도 한번도 안 본 저를 어떻게 생각하실 지 모르겠다. 사실 작가님이 제가 은성이를 표현한 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마음에 들어하시는지, 직접 들은 게 없어서 궁금하다. 한번 만나서 얘기 들어보고 싶긴 한데 작가님이 마음에 들었으면 연락 오시겠죠”라고 임성한 작가와의 재회를 기대하기도 했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 답게 ‘아씨 두리안’의 결말 역시 충격적이었다. 한다감은 “마지막 엔딩을 배우들한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각자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다. 스케줄표를 받았을 때 어느 장소에서 누가 찍는다는 것만 보고 조금씩 상상하긴 했었지만 대본이 나오진 않았다. 자기 것만 주시는 걸 보고 끝까지 배우분들한테 비밀리에 마무리를 지으시고 싶으시구나 싶었다. 배우들끼리 종방연때 만나서 ‘너 알았어? 어떻게 생각해?’라고 얘기하며 마무리 했다. 모두 다 상상했던 것과 다르게 마무리 돼서 저희도 적잖게 놀랐다”고 말했다.
한다감은 초반부 대본을 봤을 당시 “임 작가님 대본이라고 해서 너무 제가 상상력을 크게 키웠는지 노멀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반에는 ‘임성한 작가님스럽다’는 생각을 못했고, 뒷 부분에서 일반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한 스토리가 전개됐을 때 ‘역시 이래서 임성한 작가라고 하는 구나’ 싶었다”며 “사실 거기 빠져서 촬영하다 보면 감이 없어진다. 대본에 열중하다 보니까 처음엔 놀랐던 기복들이 점점 줄어들고 어느 순간 바로바로 인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예고편 공개 후 큰 파장을 일으켰던 백도이(최명길 분)와 장세미(윤해영 분)의 고부 로맨스 역시도 배우들 모두 덤덤한 반응이었다고. 한다감은 “그 부분에 대해 배우들은 너무 충격적이라거나, 그런 반응을 하진 않았다. 긍정적이었고, 우스갯소리로 ‘세미가 도이 옆에 딱 붙어있어야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현장에서 밥 먹을때도 ‘세미는 옆에 없어?’ 이런식으로 농담 반으로 한 세트처럼 얘기했다. 그걸 이상하게 여기거나 충격적으로 보진 않았던 것 같다. ‘윤해영씨 인기 많아지겠네’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은성이 두리안(박주미 분)에게 대리모를 제안했던 장면은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놨다. 한다감은 “사실 임 작가님 대본 자체가 상상한 것과 늘 달라서 감히 상상할수 없지만 은성이라는 친구가 저는 두리안(박주미 분)한테 마지막에 그런 대사를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충격적이었다. 그 동안 많은 작품을 하면서 웬만하면 긍정적인 성격이라 빨리 흡수하고 빨리 바꾸는 편인데 그건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런 얘기를 할수있다고?’ 하면서 놀랐다. 왜냐면 공감이 어느정도 돼야 연기를 할 수 있는데, 저는 살다 살다 이런 얘기를 처음 들어서 ‘이렇게도 가능하구나’ 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충격 전개에도 ‘아씨 두리안’은 국내외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아씨 두리안’ 하면서 중국인 팔로워가 많이 늘었다”고 밝힐 정도로 태국, 중국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바. 한다감은 ‘아씨 두리안’만의 매력 포인트를 묻자 “임 작가님이 이야기 보따리꾼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술술 이야기를 잘 풀어가는 능력을 가진 분이다. 대본 말고도 모니터를 하면서 ‘어떤 이야기도 이분이 마음을 먹으면 100가지 1000가지로 늘릴 수 있는 능력 가지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심플한 내용도 시청자들이 빠져서 보게끔 하는 능력을 가지신 것 같다. 사실 ‘아씨 두리안’도 초반엔 그닥 별 내용이 없었는데 재밌더라. 그건 그 분만이 가진 능력이다. 제가 봐도 그렇게 집중하거나 충격적인 내용이 아닌데도 계속 보게 됐다. 과거 신과 왔다 갔다 하면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많이 자극한것 같다. 뒷부분에 대한 기대심을 유도한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아씨 두리안’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다감은 다음엔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예전엔 ‘이런거 했으니 이제 이런거 하고싶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비슷한 캐릭터가 와도 다른 매력, 다른 색깔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아무리 현대에서 커리어우먼에 능력있는 여자라 하더라도 또 다른 스타일링과 캐릭터로 보여드리고 싶다. 어떤대본을 결정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랑은 완전 다르게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전엔 다양한 캐릭터를 다 하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떤 캐릭터에 갖다놔도 어울린다’는 평을 듣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하나라도 제대로 하자’고 생각이 바뀌었다. 세련되고 도시적 캐릭터라고 하면 한다감을 떠올리게끔 내 영역을 확실히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더라. 요즘은 사실 캐릭터 시대지 않나. 굳이 다양하게 모든걸 섭렵하려 하지 않고 영화든 드라마든 할수있는 한 캐릭터를 독보적으로 가져가는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요즘에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아씨 두리안’ 시즌2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한다감은 “한대요?”라고 반문하더니 “저야 불러주시면 감사하다. 할지 안 할지 모르겠지만, 한다면 너무 좋겠다. 그 속에 은성이가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겠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시즌2 얘기를 하시는 걸 보니 많이들 시즌2를 바라시는 것 같긴 하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간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왔던 한다감은 “‘국가대표 와이프’ 후 ‘셀러브리티’를 촬영했고, ‘가족관계증명서’ MC도 봤다가 바로 ‘아씨 두리안’에 투입됐다. 거의 쉬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철도 많이 들었다. 저를 찾아주실때 그게 빛을 발해야한다 생각하고 갚아야한다 생각하기때문에 한치 오차도 없이 잘해내고싶은 욕심도 있다. 다행히 몸도 건강해졌고 컨디션도 받쳐주고 있는 상태에서 쉬고 싶은 생각은 아직까지 없다. 일에 대한 욕심도 많이 있어서 기회 될 때까지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새 데뷔 25년차가 된 그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아쉽다. 같은 걸 한번 더 한다면 더 잘할수있을 것 같다”고 돌이켜 봤다. 그는 “물론 많은 것들이 쌓이긴 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늘 별로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한시간 한시간이 소중해서 그 시간대를 헛되이 쓰지 않으려 진짜 노력 많이한다. 어떻게 보면 강박일 수 있는데, ‘이걸 하느니 차라리 이걸 하는게 낫지않아?’하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있어서 무엇을 하든 하루를 늘 알차게 보내려 한다. 그래서 잘 쉬지 않고 늘 재밌고, 바쁘게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는 “안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해봤는데, 똑같을 것 같다. 물론 하는 역할이나 캐릭터는 바뀔거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건 없지 않을까 싶다. 제가 더 노력해야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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