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박성회 명예교수의 본명은 박승혜?
■특허청 제출 서류에 괴문서 사용 의혹
■국내 바이오 기업 A사의 소유로 확인
국제기구인 한국세포주은행(KCLB, Korean Cell Line Bank)과 한국세포주연구재단의 문서를 본뜬 조작된 문서가 특허청 특허자료로 제출돼 특허를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발명의 명칭이 ‘항-CD43 항체 및 이의 암 치료 용도’로 표기된 특허의 특허권자는 상장 바이오 기업인 주식회사 A사이다. 이 회사는 경기도 성남에 본사가 있다. 유미특허법인이 대리했으며, 발명자는 한국의 홍권표와 윤상순, 윌슨 주니어 데이비드 에스(미국), 캅시다스 조지(호주) 등 4명이다.
윤상순은 범부처신약개발연구사업단(교육부, 과기부, 복지부 연구비 공동출연)이 발주한 국책연구 부정을 저지른 신약개발 기업 다이노나의 행정실장으로 알려져 있다. ( ‘은폐’ 국책연구 보고서에 모두가 속았다-경향신문 8월 4일자 11면, 은폐로 얼룩진 신약개발 국책과제-시사정론지 ‘주간경향’ 1540호 단독보도 참조)
그런데 193쪽에 달하는 이 특허문서의 51쪽에 정체불명의 문건이 등장한다. 한국세포주은행이 발급한 문서로 수신인이 박승혜로 돼 있는데, 기탁자에 의해 주어진 명칭이 ‘H-JL1’이다. 국제기탁기관(한국세포주연구재단)이 부여한 수탁번호는 ‘KCLRF-BP-00010’이다.
수신인은 ‘서울대병원 병리학과 박승혜 교수’이다. 한국세포주연구재단 주소가 ‘서울 종로구 연건동 28 서울의과대학교’이다. 담당자의 날인도 없다. H-JL1이나 KCLRF-BP-00010은 서울대 의대 병리학교실(서울대병원 병리과)을 정년퇴임하고 서울대 석좌교수로 5년간 추가 재임한 박성회 교수의 연구 성과물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 게다가 서울대 의대 병리학 교실에 박승혜 교수는 전에도 지금도 없다.
이와 관련해 한국세포주은행(KCLB, Korean Cell Line Bank)은 “(문서 내용에 대해) 저희는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경향신문의 공식 질의에 회신했다. 즉 이 문서는 한국세포주은행이 발급한 문서가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세포주은행 관계자는 “이해할 수 없는 문서로, 우리의 문서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결론적으로 출처 불명의 괴문서가 특허 허가서류로 제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와 사문서 위조 등에 해당할 수 있다. 모두 법적 처벌을 받는 위법행위이다.
한국세포주은행은 서울대 의대 암연구소 내에 있으며, 한국연구재단과 비영리 공익재단법인 한국세포주연구재단(KCLRF, Korean Cell Line Research Foundation)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한국세포주은행 대표와 한국세포주연구재단 이사장은 대장암 연구와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인 박재갑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다.
한국세포주은행은 1987년부터 SNU세포주를 분양하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내외 연구기관에 필요한 세포주를 개발, 확보, 보존 및 공급하고 있다. 한국세포주연구재단은 1993년 7월 14일에는 UN 산하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부터 ‘미생물 특허에 관한 부다페스트조약상의 특허 미생물의 국제 기탁기관’의 지위를 취득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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