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시킨 ‘고양이’...알고보니 멸종위기 ‘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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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구조·보호하는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가 부상당한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임의로 안락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보호소 측은 "멸종위기종인 줄 몰랐고 발견 당시 너무 심하게 다쳐 회생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라는 입장이다.
18일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강원도 태백시의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생후 60일 미만의 어린 삵이 안락사됐다.
최초 신고자는 삵을 고양이로 오인해 태백 유기동물보호소에 구조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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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반려동물을 구조·보호하는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가 부상당한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임의로 안락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보호소 측은 “멸종위기종인 줄 몰랐고 발견 당시 너무 심하게 다쳐 회생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라는 입장이다.
국민일보 등에 따르면 삵은 지난 15일 오후 6시쯤 2차선 도로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한 채 발견됐다. 자동차 바퀴에 하반신이 짓이겨진 것으로 추정됐다.
최초 신고자는 삵을 고양이로 오인해 태백 유기동물보호소에 구조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당시 휴일 늦은 오후인 까닭에 문을 연 병원이 없어서 센터에서 하루 동안 보호했다. 이튿날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안락사 조치됐다.
관련 정보가 시스템에 공개된 후 부상 동물이 고양이가 아닌 삵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멸종위기종을 포획했을 때는 야생동물구조센터나 환경부 지정 동물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해야 한다. 또 허가 없이 죽이는 경우에는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보호소 A소장은 “진료 결과 하반신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골절됐으며 이미 내장에서 구더기가 쏟아질 만큼 괴사가 진행돼 손쓸 수 없었다”며 “고통을 최소화해주기 위해 수의사 판단에 따라 안락사를 집행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또 “삵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설사 알았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법대로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이송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실제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구조센터는 강원대 수의과대학으로 2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게다가 삵을 발견한 15일은 광복절로 휴무였다.
A소장은 삵의 처참한 하반신 상태를 봤을 때 ‘의사의 안락사 권유가 옳다’고 판단해 안락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에 퍼진 사진에 내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있어서 기자를 사칭하는 등 수많은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며 “제발 전화를 자제해달라”고 읍소했다.
홍수현 (soo0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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