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한, 짝사랑男→최강 빌런…선-악 다 되는 '아수라 백작'[인터뷰S]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순수함 그 자체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짝사랑 남부터 '봄밤'의 현실남친, '안나'의 폭력 남편까지 선과 악의 얼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천상 배우 김준한.이번엔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의 찌질 빌런으로 돌아왔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보호자'에서 김준한은 조직의 2인자 성준 역을 맡아 사건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노력을 했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바라봐 주실지 궁금하다"고 했다.
'보호자'는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55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며 일찌감치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김준한은 "해외 영화제에 다니면서 영화를 10번 이상은 봤다. 그래서 객관성을 완전히 잃었다"며 "해외 관객들이 좋아해 주셨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추억했다.
김준한은 '보호자' 정우성 감독의 러브콜을 직접 받았다며 "'슬기로운 의사생활' 촬영 전 아니면 촬영 중에 전화를 받았다. 사실 이런 역할이 나한테 제안이 들어온 것에 놀랐다. 내가 오히려 궁금했다. '왜 저를 이런 매력적인 역할에 캐스팅하려고 하시냐'고 여쭤봤다. 감사한 마음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정우성) 감독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뒤풀이에서 좋았다고 넌지시 말씀은 하셨다. 많은 얘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연락처 달라고 해서 드리고 한동안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다녔다. 선배이기 이전에 시대의 아이콘 같은 분한테 연락처를? (따였다고?) 연락처 절대 안 바꿔야지 생각했다"라며 "언제 연락이 올까 생각하고 먼저 연락드리면 부담스러우실 것 같아서 기다렸다"라고 덧붙이며 정우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보호자'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역할이 매력적"이라 답하며 "성준이라는 인물이 실질적으로 사건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그래서 사건의 중심이 돼서 뭐가 사고를 쳐볼 수 있는 게 배우들에게 재밌는 지점. 그리고 단순히 사고만 치는 평면적인 모습만 있는 게 아니라 개인의 외로움이나 사연 같은 걸 짐작해 볼만한 장면들이 있어서 담아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감독으로서의 정우성, 김남길 등 출연 배우들은 꼼꼼한 코칭에 힘들었다는 후기를 전하기도 했는데 김준한은 "나는 오히려 너무 와닿는 디렉션을 많이 받았다"며 역시 배우 선배시기 떄문에 배우의 입장에 서서 바라보고 계시는구나를 느꼈다. 행동이나 리액션 아이디어 주실 떄도 바로바로 와닿아서 현장에서 적용시키기가 편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보호자'에서 정우성과 대립각을 세운 김준한은 첫 등장부터 정우성을 일방적으로 후려쳤다는 질문에 "죄송합니다. 제가 그런 짓을"이라며 급하게 사과를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김준한은 "내가 이래도 되는지 생각했다"며 "작품을 떠나서 평소에 액션 장면 찍을 때 합이 중요하고 다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한데 이번엔 특별히 더 (조심했다). 우리나라 국보 같은 얼굴에 절대 손상을 입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평소 10cm 거리를 두고 연기했다면 이번엔 12, 13cm 정도 거리를 뒀다"라고 특별한 노력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나는 액션 장면을 많이 찍어보진 않았는데 정우성이 워낙 베테랑이다. 그래서 내가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리액션으로 살려주셨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배우 정우성의 액션에 대해서는 "난 저건 안 된다. 이번 생은 글렀다. 빨리 나는 다른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놀란 지점이 너무 많다. 실제로 목도하니까 이건 '클라스가다르구나' 생각했다. 굉장히 오랜 시간 노력해 온 게 있으니 그게 응축된 결과물로 빚어진다는 게 놀랐고 자극은 많이 됐다. 정우성은 일반인의 범주를 벗어난 움직임이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정우성과 다른 김준한의 액션은 어떤 느낌일까? 이에 그는 "나는 일반인의 범주에 있는 움직임을 해보려고 생각한다"며 "보통의 사람들. 나 같은 내 친구들. 보통 사람들의 움직임이다. 예를 들면 김윤석 선배의 액션을 좋아한다. '황해', '추격자'의 연기들이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멋있게 뛰지만은 않고 어그적 뛸 때도 있다. 지치면 저런 움직임도 나오는구나 생각이 들며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보호자'에서 김준한은 조금은 찌질하고 하찮은 역할로 극의 개그포인트를 책임지기도 했다. 만족하냐는 질문에 그는 "나라는 사람 자체가 너무 정제된 모습보다는 인간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것들을 좋아한다. 그랬을 때 조금 더 사실적이고 믿음이 가고 몰입이 되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짝사랑남부터 '봄밤'의 현실남친, '보호자'의 절대악 빌런까지 선악을 넘나드는 배우 김준한은 "다양한 역할 해보고 싶은데 이런저런 역할을 해볼 수 있다는 감사함이 있다"며 "많은 배우의 고민이기도 하겠지만, 비슷한 역할만 하면, 대중들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는데 여러 가지 시도해 볼 수 있으니까 장점인 것 같다"고 감사해했다 .
그는 "선역으로 작품이 많이 알려지게 되면 그쪽으로 들어오고 악역으로 알려지면 악역으로 들어오는 경향은 있는 것 같다"며 "'안나' 이후 빌런 역할을 많이 주셨다. 너무 감사한데 텀이 없이 비슷한 역할을 반복하면 재미없게 느낄까봐 걱정하게 된다. 빌런이라고 해서 싫은 건 아니지만, 빌런이어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