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첼시 인수한 억만장자,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 갖는 이유는?

로스앤젤레스/오로라 특파원 2023. 8.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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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구단주 호세 E. 펠리시아노
“미중 갈등에 한국으로 투자금 쏠릴 것”
“첼시에 한인 선수 환영”
16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호세 E. 펠리시아노 첼시 구단주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오로라 특파원

“한국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미국의 투자 재배치(redirection) 움직임에서 유리한 입장이 될 것입니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코리아컨퍼런스’에서 취재진과 만난 호세 E. 펠리시아노(50) 클리어레이크 캐피털 그룹 공동창업자는 “미국 투자계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펠리시아노는 43억 달러(약 5조 76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지닌 글로벌 투자계 ‘큰 손’이다. 그가 설립한 투자회사 클리어레이크는 지난해 5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축구구단인 첼시를 인수해 구단주가 되기도 했다.

펠리시아노는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첨단기술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제한하면서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앞서 지난 9일 미국은 중국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반도체 분야의 기술 기업에대한 미국인의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공포했다. 20년 넘게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미국 자본과 중국 기술 기업이 미중 갈등의 영향으로 본격 ‘디커플링’하게 된 것이다.

펠리시아노는 “미중 관계의 악화는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그 사이에 한국은 아시아 지역의 자연스러운 대체제(natural alternative)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지금까지 성장성이 높은 중국 첨단 기술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했던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스타트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실제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나 역시 투자자로서 한국 기업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지금도 일년에 1~2번은 한국을 방문한다”며 “한국의 강점은 전통 제조 산업과 첨단 기술 산업이 균형있게 발전한 나라라는 점”이라고 했다. “제조산업의 자동화처럼, 전통 산업과 첨단 산업이 만나는 지점에 새로운 투자기회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펠리시아노는 AI와 같은 첨단 분야에서도 한국 산업이 유리한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저 수퍼컴퓨터를 갖춘다고 AI 산업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AI를 키우려면 대규모의 데이터세트가 필요한데, 이런 데이터는 모두 기존에 성숙한 산업에서 온다”고 했다. 이미 수많은 제조 현장에서 자동화가 이뤄지며 실시간으로 대량의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 한국은 고성능 산업 AI를 학습시키는데 필요한 자양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첼시 구단주이기도 한 그는 “앞으로 첼시에서 한국인 선수를 보게되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손흥민을 포함한 수많은 훌륭한 한국 선수들이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고, 2002년 월드컵 개최 이후 한국은 전세계에서 손에 꼽는 ‘축구 인재 허브’가 됐다”며 “첼시 역시 언제나 좋은 선수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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