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쇼크]③中 디플레 우려에 韓 '수출플러스' 흔들…반도체·철강 동반 추락

임용우 기자 2023. 8. 1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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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7월 對중 수출 25.9% 급감, 中 부동산 기업 디폴트 우려 대형 악재까지
中, 한국 수입 비중 7.4%→6.1%로 축소…설자리 잃어가는 '메이드 인 코리아'

[편집자주] 중국발 경제 쇼크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경기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한 데다, 헝다·비구이위안 같은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가 잇따라 유동성 위기에 몰리며 부동산·금융시장 붕괴 위기라는 겹악재를 맞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주요 외신 등은 중국이 과거 일본의 '버블붕괴'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 교역액 및 수출액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무역파트너로 중국 경제 위기는 한국 경제에도 치명타입니다. 이에 뉴스1은 중국 경제 위기 현황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긴급 점검하는 기사를 3편을 게재합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8.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소비·투자·수출 등 주요 지표가 악화한 데 이어 물가 상승률까지 마이너스 성장하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무역시장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하반기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하며 '수출 플러스' 달성을 목표로 세웠었다.

그러나 대중국 수출이 예상만큼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여기에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인 비구위이안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라는 대형 악재까지 겹치며 수출 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대(對)중 수출은 9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줄며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1∼7월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5.9% 감소했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액(7398억달러)과 총수출액(3575억달러)에서 중국 비중은 각각 20.9%, 19.6%로 오랜 수출 부진에도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 무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이다.

특히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1∼7월 수출액(250억달러) 중 대중국 수출 비중이 약 45%(112억달러)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달 정보통신산업(ICT) 산업의 수출액은 146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3% 줄었다. 특히 대중 수출은 27.7%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수출 감소가 시작된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수출액변동(전년 동기 대비)은 –103억달러(전체의 58.5% 차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1~3월)만도 -126억달러(전체의 57.5% 차지)에 달했다.

최근 중국의 경기 악화가 심화되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율은 24.9%로 중국 해관 분류상 주요 국가·지역 23곳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수입이 지난해보다 6.7% 줄어든 상황에 가장 높은 감소세를 기록하며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말(7.4%)보다 1.3%포인트(p) 떨어진 6.1%로 집계됐다.

중국 수출은 최근 3개월 연속, 수입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7월 수출 증가율은 -14.5%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2.5%, 산업생산 증가율은 3.7% 각각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매판매는 리오프닝 이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다가 지난 6월 3%로 떨어진 데 이어 2.5%까지 낮아졌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시장 전망치(4.5%)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비구이위안에 이어 위안양, 완다, 룽후 등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줄줄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하는 대형 악재가 불거졌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경기가 악화하며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각각 0.3%, 4.4% 하락했다. 두 지수가 함께 하락세로 전환된 것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경기 부진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감소는 물론, '수출플러스' 정책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중간재의 75%가량이 중국 내수, 25%정도가 제3국으로 향하는 수출품 제조에 쓰이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 News1 DB

전문가들은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에도 중국 경기악화로 인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이 1%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디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화학제품 수요도 동반 감소하며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며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수출플러스'가 어려워질 경우 상저하고 경기 실현도 무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정부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시황이 개선되면서 하반기부터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반도체 등 첨단산업분야가 어려워져 있는 상태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 어려움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불안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만큼 일반적인 수출에도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부동산 붕괴 위기에 대해서는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도체, 전자제품 등 수요가 감소해 있는 상황인 만큼 부동산 위기로 인한 수출 감소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경기가 회복될 때에는 소비재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경기가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좌지우지하기는 어렵다. 중국 내부에서도 현재 경기에 대해 크게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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